경매물건 2009년 정점 찍은 후 매년 감소.. 낙찰가율 하락이 '변수'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수도권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아파트 시장의 바닥 다지기가 뚜렷, 분위기가 전환될지 주목된다. 경매물건으로 보면 2009년 정점을 찍은 뒤 지속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하지만 경매시장으로 나오는 악성 주택은 줄어드는 반면 미래 시장호전 기대감이 사라지며 낙찰가율은 하락세라는 점이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수도권 1기 신도시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경매 물건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 고점을 찍은 뒤 올 8월 현재까지 매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9년 1기 신도시의 경매물건 수는 분당 1024건, 일산 1292, 안양 평촌 645, 군포 산본 358, 부천 중동 454건을 기록하며 1992년 입주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물건 수가 법원 경매장에 나왔다.
금융위기 여파로 아파트 경매 물건이 급증했지만 2~3년 동안 정리과정을 거치면서 물건 수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분당은 2009년 고점을 찍은 뒤 2010년 843건, 2011년 661건, 올 8월 현재 539건으로 물량이 축소됐다.
나머지 신도시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안양 평촌은 2009년 645건, 2010년 636건, 2011년 517건, 올 8월 현재 324건이 경매장에 나오는 물건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군포 산본의 경우 2009년 358건으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2011년에는 17.6% 감소한 295건을 기록했다. 부천 중동도 2009년 454건, 2010년 403건, 2011년 344건, 올 8월 현재 281건을 기록하며 매년 10% 이상의 높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일산 아파트 시장은 1기 신도시 내에서도 금융위기의 여파를 가장 심하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일산 아파트 경매물건 수는 2008년 680건에서 2009년 1292건으로 47.4% 급증한 이후 2010년 1384건으로 더 늘어났다. 2011년 1277건으로 감소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다른 신도시에 비해 여전히 물건수가 많은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법원 경매장에서 물건수가 줄어들면 낙찰가율은 올라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재 1기 신도시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동반 하락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데다 보금자리주택, 2기 신도시 등의 공급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노후한 아파트가 많은 1기 신도시 낙찰가율을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9년 수도권 1기 신도시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분당 82.76%, 일산 81.22%, 평촌 84.85%, 산본 83.6%, 중동 83.9%로 조사됐다. 이후 지역별 특성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면서 올 8월 현재 분당 75.08%, 일산 69.40%, 평촌 78.87%, 산본 78.73%, 중동 75.27%로 5~12% 하락했다.
일산이 가장 낮은 낙찰가율(69.4%)을 보인 이유는 주변 공급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산 덕이·식사지구, 파주 운정신도시 등 공급이 늘고 대규모 미분양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수요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경매 시장이 찬바람을 맞고 있다.
반면 평촌(78.87%)과 산본(78.73)이 1기 신도시 중 가장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한 것은 상대적으로 가구 수가 적고 수도권 남부 교통의 요충지면서 신도시다운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입주 20년차에 접어들고 아파트가 낡고 주변에 신규 공급이 대거 늘면서 1기 신도시는 경매시장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면서 "신도시는 서울과 가깝고 주거환경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직장, 생활패턴 등을 고려한 실수요자라면 한번 쯤 매수를 고려해 볼 만 하다"고 조언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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