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2012년 광주'의 선택은 문재인이었다. 광주는 문재인 후보에게 8연승을 안겨주면서 대세론에 날개를 달아줬다. 문 후보의 광주 전남의 득표율도 50%에서 1.5% 모자란 48.46%를 기록했다. 결선 투표제 진출자를 가리는 2등 싸움에서는 손 후보를 택했다.
6일 오후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전남 경선에서 선거인단 유효득표수 6만9972명 가운데 3만 3909명(득표율 48.46%)을 얻어 2만 2610명(32.31%)을 얻은 손학규 후보를 제쳤다.
3위는 김두관 후보가 1만1018명(15.75%), 정세균 후보는 2435명(3.48%)으로 4위를 기록했다. 이날 경선에는 총 선거인단은 13만9276명 중 6만9972명이 투표에 참여해 50.24%의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로써 문 후보는 8곳의 경선 결과를 합산한 누적 득표에서도 9만5813표(46.79%)로 1위를 차지했다. 누적 집계는 창원 경선까지의 누적 집계인 45.95%에서 0.84%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누적 기준으로 손 후보가 5만3113표(25.94%)로 2위로, 3위인 김 후보와 격차를 벌렸다. 김두관 후보는 (3만8435표, 18.77%)로 3위로 쳐졌다. 4위는 정세균 후보는 (1만6740표, 8.17%)로 기록됐다.
파죽의 8연승이다. 수도권 표심의 향배를 결정하는 광주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문 후보는 당 후보로서 정통성을 획득했다는 평가다. 누적 득표율도 0.8%포인트 소폭 상승하면서 결선 투표제 진출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했다는 분석이다.
결과가 발표되자 문재인 후보의 얼굴은 환한 웃음이 피어났다. 문 후보는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6일 광주 전남 경선 승리로 8연승을 거둔 것에 대해 "제가 아주 특별한 의미"라며 "민주당 후보로서 저에게 날개를 달아주셨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문 후보는 "광주전남에서 1위 한 것은 저로서는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다. 제가 광주전남에서 네거티브를 많이 당했다"며 " "광주전남 시민들께서 제게 섭섭하신 점도 많이 있으실 텐데 다 털어내시고 저를 민주당 후보로서 정통성을 부여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승리로 저에게 날개를 달아주셨다"며 "남은 경선에서도 이 분위기 잘 살려나가서 좋은 성적 거두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광주 경선의 결과로 손학규 후보측은 2위 싸움에 김두관 후보를 따돌렸다. 손 후보는 2위를 차지했지만 누적 합산으로 손 후보가 5만3113표(25.94%)로 김두관 후보와 격차를 7%포인트 차로 벌렸다.
그러나 손학규 캠프의 관계자는 이날 경선 결과에 대해 당혹해 하는 모습이다. 광주마저 문 후보를 택하면서 바람이 휩쓸리는 수도권 경선에서 승기를 놓쳤다는 표정이다. 이날 결과에 대해 손 후보는 알듯 모를듯한 미소로 답했다.
손 후보측 김유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손 후보의 진심을 알아주시고, 다시 우뚝 설 힘과 용기를 주셔서 고맙다"며 "손 후보는 정의가 아닌 그 어떤 것에 맞서 싸워나가겠다. 민주주의를 향한 호남의 뜨거운 정신을 온 몸으로 받아 안고 오직 정권교체를 향해서만 달려가겠다"고 전했다.
벼랑 끝으로 몰린 것은 김두관 후보 캠프다. 창원 경선에서 303표차 2위로 역전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바로 광주에서 3위로 추락했다. "결선투표제에 김두관을 보내야 민주당 경선이 살아난다"며 호소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오는 8일 부산 경선에서 만회하지 못한다면 결선 투표제 진출은 요원하게 됐다. 손 후보와 격차가 1만 4000표 차이까지 벌어졌다.
이날 연설회에서는 문재인·손학규 후보의 설전은 치열했다. 모바일 투표 논란에 대해 손 후보는 "특정 세력의 모발심(모바일 표심)'이 민주당을 짓밟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문 후보는 "2007년 대선 후보경선 때 모바일 투표 비율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던 분이 지금은 이길 수 없으니 100만 시민과 당원을 정체불명의 세력이라고 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연일 계속되는 모바일 투표 논란으로 경선장에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행사장 앞에서 손 후보 지지자들은 "朴은 당심 민심을 왜곡하는 꼼수경선 중단하라" 플랜카드를 들고 시위를 하고 수백여장의 성명서를 배포했다.
폭력 사태를 우려해 당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임채정)가 무대가 있는 1층 출입구에 검은 양복을 입은 행사 관리 요원을 배치해 일일이 신분증을 확인한 뒤 입장에 가능하도록 통제했다. 투표권이 있는 대의원은 2층에, 당원과 지지자는 3층에 배석하도록 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소란은 계속됐다. 임채정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개회사를 하자 욕설이 날아들었다. 특히 손학규·김두관 측은 "물러가라 사퇴하라"며 고함을 쳤다. 임채정 위원장은 "민주당 경선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광주·전남 방문 때문에 온 국민의 시선이 광주로 쏠려 있다. 당원 동지들이 자랑스러운 광주·전남을 만들어 달라"며 당부했지만 야유는 잦아들지 않았다.
특히 이해찬 대표의 인삿말은 지지자들의 야유로 인해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손 후보와 김 후보 측의 지지자들은 이 대표 연설 내내 "이박 담합 사퇴하라"고 외쳤다.
광주광역시=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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