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통합진보당이 결국 분당된다. 4일째 단식 중인 통진당 강기갑 대표는 6일 국회 의정지원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푸라기 같은 한 가닥의 희망을 놓지 않으려 온 힘을 다했지만 이제 그것을 놓아야 하겠다"며 분당을 선언했다.
이같은 선언은 지난 5일 오후에 있었던 강 대표와 구당권파 측의 회동에서 별다른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통진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강 대표와 만난 구당권파 인사는 이상규 의원, 유선희 최고위원, 이의엽 전 공동정책위의장이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합의를 간절하게 바랐지만 더 이상의 진전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물과 소금까지 끊는 금식으로 마지막 기적을 만들어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이제 분당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며 탄식했다.
강 대표는 이어 "이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당 대표로서 국민들에게 통진당이 부끄러운 모습을 씻어내고 마지막 순간에 당을 수습해서 진보의 분열을 막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며 사과를 전했다.
강 대표는 마지막으로 "혁신재창당의 실패, 진보의 분열을 목전에 두고 통진당 대표로서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 없는 현실이 참으로 통탄스럽다"며 "당원 동지들이 대립과 반목을 내려놓고 진보의 역사 속에서 언젠가는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에 따라 통진당은 앞으로 분당을 위한 절차를 밟아나갈 예정이다. 강 대표의 거취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미 대변인은 "주변에서 말리고 있지만 (본인 의지로) 단식을 계속 하실 것"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은 단식이 끝나고 난 뒤 당 차원에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강 대표는 지난달 20일 통진당의 분당을 막기 위해 혁신재창당을 선언하며 구당권파를 향해 ▲구 당권파의 백의종군 ▲5·12 중앙위원회 폭력사태 사과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자진 사퇴 등 세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구당권파인 이정희 전 공동대표가 지난 3일 국회를 방문해 5·12 폭력사태에 대해 사과했지만 나머지 두 가지 조건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강 대표는 "책임을 통감하면서 국민들과 당원들께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단식을 시작하고자 한다"며 지난 3일부터 단식을 시작했다.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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