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세계적 패스트푸드체인 맥도날드가 처음으로 인도에 채식주의자 전용 매장을 낸다. 앞으로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성지 두 곳에서는 육류를 넣지 않은 맥도날드 햄버거가 팔리게 된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인도 시크교도들의 최대 성지 ‘하만디르 사힙(황금사원)’이 위치한 암리차르, 그리고 인도에서 두 번째로 순례자들이 많이 찾는 ‘바이쉬노 데비’ 힌두교사원이 있는 카트라 두 곳에 채식전용 매장을 세울 예정이다.
인도인들은 성지를 순례할 때 고기를 먹으면 세속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고 믿어 이를 금기시한다. 또 대다수 인도인들이 믿는 힌두교에서는 소를 신성히 여겨 소고기 역시 먹을 수 없고, 신자수가 적은 이슬람교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맥도날드 인도 현지법인의 쿠마르 마이니 홍보담당자는 “종교 성지로 유명한 지역에 채식주의자 매장을 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수 12억명으로 세계 2위인 인도는 맥도날드같은 식품업체가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맥도날드는 현재 인도 전역에 271개 매장을 갖고 있지만 향후 3년 안에 이를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1996년 인도에 처음 진출한 맥도날드는 인도의 지역특성을 감안해 처음부터 소고기를 메뉴에서 뺐다. 대신 양고기를 사용했지만 소비자들로부터 고무처럼 질기다는 불만이 속출하자 곧 폐지하고 닭고기가 들어간 치킨버거 위주로 메뉴를 구성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맥도날드는 당근·감자·완두콩으로 패티를 만들어 넣은 ‘맥베지’나 ‘맥알루티키’, 인도식 치즈를 넣은 ‘맥스파이스파니르’ 등의 현지화 메뉴도 개발해 왔다. 새로 세워질 채식주의자 전용 점포에는 이들 메뉴가 투입된다.
인도 패스트푸드시장 규모는 12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부분 인도 국내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지만 맥도날드 등 외국계 체인들은 현지화 전략을 통해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전체 인도 패스트푸드시장에서 체인형 레스토랑 사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5% 정도에 불과하지만 젊은이들과 가족단위 소비자들에 힘입어 급격한 매출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연구기관인 유로모니터는 체인형 레스토랑 시장규모가 6억달러에서 오는 2016년이면 두 배인 12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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