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최근 대(對) 중국 수출 부진이 세계 경기침체뿐만이 아닌 무역구조의 변화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5일 '한중 교역구조의 변화와 대응'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최근 대중 수출이 부진한 것은 수출이 집중된 기술집약부문에서 경쟁력이 정체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수출 증가율은 14.8%로 전체 수출 증가율인 19%에 훨씬 못미친다. 특히 올 들어 8월까지 누계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번순 연구전문위원은 "수출 부진은 표면적으론 중국과 미국ㆍ유럽 경기 악화가 원인이지만 양국의 비교우위 변화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일 가능성도 있다"며 "2011년 전체 대중 수출에서 반도체, 컴퓨터와 같은 고(高)기술 산업 제품은 44.2%나 됐지만, 고기술 산업의 수출 경쟁력은 정체상태"라고 설명했다.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기술 산업의 무역특화지수는 2004년 0.34에서 2007년 0.28, 2009년 0.32, 2011년 0.28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박 연구전문위원은 "대중 부품 수출에서 확실한 우위를 가진 일부 제품의 호조가 마치 나머지 수출도 잘 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착시현상'이 존재한다"며 "고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경쟁력이 향상됨에 따라 향후 세계 경제가 회복해도 한국의 대중 수출증가율이 둔화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의 수출경쟁력을 키우려면 경쟁력이 높은 기술 산업을 강화하고 중국의 다양한 시장에 맞춘 고급 소재ㆍ부품 개발하는 한편, 국외 투자와 수출의 연관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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