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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朴 '봄바람'‥내곡동특검·민간인사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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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이명박 대통령이 1987년 민주화 이후 임기 종료때까지 당적을 유지하는 첫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의 단독 회동으로 여당과의 관계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특히 대화 내용이 대부분 비공개된 이날 회동에서 내곡동 특검 등이 협의됐을 가능성도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과 박 후보는 이날 청와대 백악실에서 100분간 배석자 없이 오찬을 겸한 단독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은 여러 면에서 이례적이다. 우선 대선 직전 현직 대통령과 여당 대선후보 간 단독회동은 지난 2002년 4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 회동 이후 10년 만이다. 두 사람은 그동안 원만한 관계도 아니었다. 올해 초엔 이 대통령의 측근ㆍ친인척 비리가 터지면서 새누리당 일각에서 한때 대통령 탈당설이 공공연하게 나왔었다. 이런 상황에서 두 사람의 단독 회동이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성사된 것이다.

이에 따라 박 후보 측이 향후 이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책적으로 차별화하되 정치적으로 결별하지 않겠다'는 쪽으로 일단 정리했다는 분석이다. 현직 대통령의 여당 당적 유지의 제1 관건인 차기 후보와의 관계에 먹구름이 걷힌 것이다.


대선 판세 자체도 박 후보가 50%대 지지도를 기록하는 등 굳이 여당에서 이 대통령을 '축출'하지 않아도 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 대통령도 독도 전격 방문 후 30% 지지도를 유지하는 등 나름 '고정표'를 확보하고 있어 박 후보 측 입장에선 껴안고 가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날 두 사람이 최근 여야가 국회에서 처리 중인 내곡동 사저 구입 특검법안ㆍ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국정 조사안 등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측근ㆍ친인척 비리로 코너에 몰렸다 독도 방문으로 기사 회생한 상태인데, 이번 회동으로 대형 악재가 또 나올 수도 있는 가능성이 옅어졌다는 것이다.


결국 이 대통령은 노태우 대통령 이후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임기 끝까지 여당 당적을 유지하는 첫번째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987년 민주화 투쟁의 결과로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후 대통령들은 모두 정치적인 이유로 탈당했다.


일각에선 대선 3개월 여를 앞두고 국회에서 현직 대통령에게 직접 영향을 미칠 민감한 정치적 사안을 처리 중인 상황에서 여당 대선 후보와 현직 대통령이 만나 장시간 비공개 대화를 나눈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야당도 "이 대통령이 선거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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