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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기업대학 활성화로 학력인플레 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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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이 어제 대기업 인사담당 임원들을 만나 기업대학 설립에 앞장서달라고 요청했다. 기업대학은 근로자와 채용 예정자에 대한 교육훈련을 위해 기업이 자율적으로 설립하는 것으로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고학력 실업과 기업 인력난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다. 기업이 채용을 늘리는 고교졸업자의 체계적인 능력개발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기업대학에는 학위를 인정하는 대학과 학위와 무관한 대학이 있다. 학위인정 대학은 평생교육법상 사내대학과 고등교육법상 기술대학으로 요건이 까다로워 삼성전자공과대학ㆍ삼성중공업공과대학ㆍSPC식품과학대학ㆍ정석대학(대한항공) 등 4곳뿐이다. 학위와 무관한 대학도 소수이고 역사가 짧다. LG경리대학이 올해 개교 20주년을 맞았으며, 치킨대학(BBQ)ㆍLG MBAㆍ현중기술대학(현대중공업)ㆍ중공업사관학교(대우조선해양)ㆍ토지주택대학(주택공사) 등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설립됐다.

미국 기업들은 오래 전부터 기업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매해 5000여명의 점원ㆍ가맹점주를 대상으로 교육하는 맥도널드 햄버거대학은 51년 역사를 자랑한다. 모토로라와 제너럴모터스는 1980년대부터 자사 근로자는 물론 협력업체 직원에게도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월트디즈니사가 세운 디즈니대학은 일반 대학과 연계해 학점을 인정한다.


국내에서 기업대학이 활성화하지 못한 것은 능력보다 '어느 대학' '무슨 학위'를 따지는 채용 관행과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기업대학 설립 요건이 까다로운데다 기업으로서는 교육과정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이 부담스럽다.

학위와 무관한 기업대학을 활성화해 대학을 나오지 않고도 원하는 분야의 기업에 들어가 일하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선(先)취업-후(後)학습'이 가능해야 청년 인적자원의 조기 활용으로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보다 많은 기업이 다양한 분야의 기업대학을 설립할 수 있도록 시설ㆍ장비 구입비용과 훈련비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기업대학을 세울 경우 혜택을 더 주자. 나아가 주요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에 특성화고교를 세워 필요한 인력을 조기 양성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이를테면 현대ㆍ기아차에 자동차고교를 설립ㆍ운영토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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