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28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전태일 동상에 헌화하려다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에게 저지당한 것에 대해 "박근혜씨는 김 지부장이 왜 헌화를 막았는지 잘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김 지도위원은 이날 본인의 트위터 글에서 "오늘 그 눈앞에서 멱살잡힌 이(김 지부장)가 수십 년 일하고 하루아침에 쫓겨난 쌍용차 해고자"라고 소개하며 "전임 지부장이 감옥에 간 뒤 지부장을 맡아 3년 동안 22번 장례를 치른 상주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김 지부장은 며칠 전에도 댁(박근혜 후보)을 보겠다고 새누리당에 갔다가 연행당했다"며 "그가 왜 분향을 막았는지 잘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전태일재단을 방문하려다 유족의 반발로 문 앞에서 발길을 돌렸다. 청계천변에 있는 전태일 동상 방문도 기륭전자와 쌍용차 노조원들의 반대 시위에 부딪혔다. 특히 김 지부장은 동상 앞을 가로막고 드러누우며 박 후보의 헌화를 막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경호원들에게 멱살을 잡히기도 했다.
김 지부장은 29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리 쌍용차에서 22명의 아까운 가족과 동료들이 목숨을 잃었다"며 "그 문제를 놔두고 신성한 우리의 영혼이 담긴 전태일 열사의 동상에 가서 헌화한다는 것은 (박 후보가) 역사를 부정하고 현실을 도피하는 것이라 생각했다"며 헌화 저지 이유를 밝혔다.
한편 김진숙 지도위원은 지난해 한진중공업에 '정리해고 전면 철회'를 요구하며 1월 6일부터 309일간 35m 높이의 85호 크레인 위에서 농성을 펼쳤다.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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