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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산업 이대로 두면 또 '애플 사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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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용 한국디자인진흥원장의 '쓴소리'

"디자인산업 이대로 두면 또 '애플 사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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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삼성전자와 애플의 디자인 특허 소송의 본질은 승패가 아닙니다. 이제 디자인이 기술 특허만큼이나 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뜻이죠. 우리 중소기업들도 기술 개발에만 치중하기보다는 디자인에 눈을 돌려야 할 때입니다. 정부도 함께 나서서 10년~20년 뒤를 내다보는 큰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디자인 특허 소송 결과가 나온 직후인 27일 성남 분당구 본원에서 만난 이태용 한국디자인진흥원장은 "패러다임 변화를 통해 디자인 강국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제2, 제3의 '애플 사태'가 생길 수 있다"며 "이제라도 민간과 정부가 힘을 합쳐 디자인 산업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한국은 더이상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디자인 혁신은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의 책상에는 피터 언더우드 박사가 지은 책 '퍼스트 무버'가 놓여 있었다. 외국 것을 빠르게 베껴내는 패스트 팔로어가 아니라 시대를 앞서가는 퍼스트 무버가 되어야 한다는 게 책의 골자다. 이 원장은 이 책을 통독하며 디자인 정책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국내 중소기업 CEO들은 아직도 디자인을 비용이나 겉치레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술에 비해 적극적인 투자도 하지 않고요. 하지만 외국의 강소기업들을 보면 디자인에 엄청난 투자를 쏟아붓고 있습니다. 다이슨, 뱅앤올룹슨 같은 강소기업들의 제품을 보면 기능도 기능이지만 디자인이 '사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우리도 그렇게 '디자인 경영'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이 원장은 주장했다. 국가 차원의 일관된 디자인정책을 세우기 위해 '국가디자인위원회(가칭)'과 같은 범정부적 차원의 기구가 설립되어야 한다는 것. 그는 올해 하반기에 실시될 산업디자인진흥법 개정에 맞춰 위원회 설립을 추진 중이다.


또 대중문화에 K-팝이 있는 것처럼 디자인도 한류로 발전시켜 우리만의 'K-디자인'을 만들어보자고 역설했다. 최근 전 세계인을 열광시키고 있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예로 들며 "고급스럽고 예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개성이 살아 있는 디자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5년 내 국내 디자인 산업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않으면 중국 등 다른 나라에 추월당할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이 원장은 "지난 5월 중국국제서비스무역박람회에 가보고 중국 정부와 기업의 높은 관심과 투자에 위기의식을 느꼈다"며 "베이징시 디자인 예산이 5억위안(약 900억원)으로 우리나라 국가 디자인 예산(430억원)의 2배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디자인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디자인에 '제 값'을 주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디자이너들의 초봉이 1800만원 수준으로 열악한데다, 이마저도 불공정 거래 관행 때문에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하다"며 "기업 CEO들이 디자인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인식해야 하며, 정부도 불공정 관행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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