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공화당이 또 허리케인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전당 대회때마다 엄습하는 허리케인으로 대회일정을 축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탬파지역 기상악화로 예보에 따라 27일(현지시간) 전당대회 개최를 선언한뒤 곧바로 휴회한다음 28일 오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로 예정된 밋 롬니 대통령 후보와 폴 라이언 부통령 후보의 공식 추대 행사도 28일 오후 이후로 늦춰지게 됐다.
공화당 소속의 필 브라이언트 미시시피 주지사와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도 아이작 엄습에 대비하기 위해 전당대회 참석을 일단 연기하고 상황에 따라 대처하기로 했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부통령 역시 공화당 전당대회에 맞춰 이곳에서 진행하려던 정치 행사를 취소했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있는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열대성 폭풍인 아이작은 아이티에서 7명의 사망자를 낸 뒤 2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의 키웨스트 지역으로 상륙하면서 허리케인급으로 격상됐다.
강풍과 호우를 동반한 아이작은 최대풍속이 시속 119km가 넘는 2급 허리케인으로 발달해 이번 주중 플로리다주와 루이지애나주 사이를 지나갈 것으로 로이터는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인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남부 해안지역에 허리케인 경보를 발령하는 등 주 전역에 긴급 상황을 선포했다. 경보는 이날 밤 일부 멕시코만 지역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콧 주지사는 호텔 예약을 취소할 필요까지는 없다며 전당대회 참석을 독려하고 있으나 아이작이 상륙하면 어떤 피해를 줄지 가늠할 수 없어 공화당은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미 마이애미를 드나드는 수백편의 항공기가 취소됐고,식당과 기업체들은 문을 닫아 전당대회 열기는 사라져버렸다.
공화당측은 유독 허리케인 때문에 피해를 많이 봤다. 4년 전인 2008년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열린 전당대회 때는허리케인 ‘구스타브’로 첫날 대회 일정을 대폭 축소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 또 7년 전 8월29일에는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강타해 1800명이 숨지는 대재앙이 발생하면서 잔치판이 깨졌다.
대통령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허리케인 피해를 본 이재민 돕기에 나섰고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은 아예 전당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는 등 전당대회는 완전히 빛을 잃었고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패배하는 빌미가 됐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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