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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애플이 아닌 미국 애국심에 졌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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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호무역주의, 배심원 제도 한계 지적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애플에 완패했다. 미국 배심원단은 애플의 특허 5건을 인정한 반면 삼성전자의 특허는 사실상 1건도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감정에 휩쓸리기 쉬운 배심원 제도의 한계가 낳은 결론이라는 분석이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법원 배심원단은 삼성전자가 아이폰, 아이패드의 특허 6건을 침해했으며 애플에 총 10억5185만달러(1조1938억원)를 배상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배심원 평결에 2건의 오류가 발견돼 최종 판결은 지연되고 있지만 평결 내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배심원단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 7건 중 6건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이폰, 아이패드의 외관 디자인과 바운스백, 스크롤, 멀티터치 줌, 내베게이션 등 소프트웨어 특허 등이 포함됐다. 양측 법적 공방의 핵심 쟁점으로 전일 국내 판결에서 배제됐던 애플의 '둥근 모서리의 직사각형' 디자인 특허도 인정됐다.


애플의 특허 유효성과 삼성전자의 특허 침해가 모두 인정되면서 배심원단은 삼성전자가 애플에 총 10억5185만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애플이 요구한 금액의 절반 수준이지만 한화로 1조원을 넘어서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반면 삼성전자의 통신 특허는 1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UMTS와 관련된 특허는 인정했지만 이마저도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으로' 특허를 제공해야 하는 프랜즈(FRANDS)를 위반했다고 결론내렸다. 애플이 삼성전자에 배상해야 할 금액도 없다고 평결했다.


애플의 '안방'인 미국에서 삼성전자가 완패한 데 대해 업계에서는 '미국의 애국심에 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지 기업인 애플에 일방적으로 우호적인 여론과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정부, 언론, 여론 전반에 걸쳐 보호무역주의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부터 국내 전자 업체에 덤핑 판정을 내리며 자국 업체인 월풀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냉장고의 경우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최종 기각했지만 전방위로 압박이 거세다. 미국 법무부는 현재 국내 2차전지 업체에 대한 가격담합 혐의를 잡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외국 기업에 대한 견제는 언론과 여론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번 배심원단의 결정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지적이다. 배심원들은 일반인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특히 감정에 휩쓸리기 쉽고 현지 기업인 애플에 더욱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는 셈이다.


배심원들이 비전문가였기 때문에 외관상 확인이 쉬운 디자인 특허를 앞세운 것도 애플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통신 특허 침해를 주장하는 등 기술적 쟁점을 설명해야 해 스토리텔링에서 애플보다 약할 수밖에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배심원단이 애플에 유리한 입장을 취하리라는 것은 예상된 결과였으나 실제 배심원 평결은 예상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라며 "삼성전자가 사실상 미국의 애국심에 졌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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