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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경영인, 당신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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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휴가 때 일이다. 경주의 한 호텔 뷔페에서 백발 노인이 호텔 관계자로 보이는 직원에게 핀잔을 주고 있는 듯 보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핀잔이 아니었다. 내용인즉슨 “음식은 알아서 가져다 먹을 테니 맡은 일에 충실하라”는 주문이었다. 자신이 직접 움직일 수 있음에도 직원들을 번거롭게 하기 싫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음식을 먹다가 그 노인을 살피니 그는 다름이 아니라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이었다. 기자는 글로벌 넘버원 조선업체의 총수인 민 회장의 행동이 다소 의아해 보였다. 대기업 총수는 호텔룸에서 편하게 룸서비스를 통해 식사를 할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민 회장은 굳이 호텔룸에서 식사를 하지 않고 많은 투숙객이 붐비는 뷔페까지 내려와 손수 쟁반을 들고 직접 음식을 담고 있었다. “저 분이 기업 총수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민 회장은 다음날 아침에도 식탁주위를 맴돌던 직원들에게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손수 쟁반을 들었다.

그런데 그의 고집 아닌 고집은 직원을 가족같이 생각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고문역할을 맡은 지 벌써 1년이 지났지만 그의 출근 시간은 여전히 새벽 6시다. 퇴근은 밤 12시가 되거나 다음날 새벽이 되어서야 하고 있다. 혹시 직원들이 불편해 할까봐 오후 6시에 퇴근했다가 1시간 후에 직원들 몰래 사무실로 다시 들어오곤 한다. 직원들을 정말 내 가족같이 생각하는 마음이다. 민 회장은 집무실이 있는 울산 현대중공업 문화관 직원들에게 명절날이 되면 양말세트를 선물하곤 했다고 회사관계자는 설명한다.


직원을 내 가족같이 생각하는 건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도 흡사한 것 같다. 정 명예회장이 현대중공업 내 영빈관이 있는 언덕에 올라 직원들과 어울리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이른바 ‘현대정신’을 계승한 민 회장도 생각이 같은 마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민계식 회장은 마라톤에도 열심인 경영인으로 유명하다. 매일 오전 11시, 울산 현대조선소 야드를 돌며 10km를 달려 건강을 관리하기로도 유명하다. 부두와 야드를 뛰며 직원들과 호흡해 온 지난 세월이 눈앞에 선하다. 직원들이 퇴근한 사무실에서 밤늦게까지 연구에 몰두하는 그가 열정적일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그의 체력 덕분은 아닐까.


은퇴하는 경영자들을 보면 대부분 회사 일에서 떠나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상을 돌이켜 보며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100세 시대에 인생2막을 준비하는 은퇴 경영인들이 많다. 그런데 민계식 회장은 그렇지 않았다. 인생2막도 ‘회사의 미래’에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그는 경영자 이후에도 공학도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셈이다. 민 회장이 직접 출원한 발명특허 수만 해도 무려 300여 가지가 넘는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그만큼 자신의 삶을 개척하기 위한 열정이 여느 청년 못지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그런 열정이 있을까. 나도 직원들을 가족처럼 사랑하고 있나?” 민계식 회장을 통해 기자도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 겸손하고 직원들을 사랑할 줄 알고 자신의 인생2막도 회사를 위해 바칠 수 있는 민계식 회장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다음의 말로 글을 마친다. “회장님 존경합니다. 인생2막에서도 성공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이코노믹 리뷰 조윤성 기자 korea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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