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잔액 5조7000억 줄고 적금 잔액 3조5000억 늘어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최근 경기불안에 따른 현금 선호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재테크 수단으로 펀드 대신 적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주식시장의 변동폭이 커지면서 불안정한 펀드에서 안정적인 적금으로 옮기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것.
특히 4%대를 밑도는 저금리 기조 속에서 0.1%라도 높은 금리를 주는 적금 특판 상품은 내놓는 즉시 완판될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적금 잔액은 총 25조57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2조683억원에 비해 3조5056억원 증가했다. 4대 은행 중 많은 곳은 1조5000억원 가량이, 적은 곳도 3000억원 정도가 늘어났다.
반면 4대 은행의 펀드 잔액(MMF 제외)은 지난해 7월 말 48조2561억원에서 올해 7월 말 42조5460억원으로 1년 만에 5조7101억억원이나 감소했다.
펀드중 주식형 펀드 잔액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주식형 펀드 잔액은 지난해 7월 말 33조1132억원에서 올 7월 말 27조7333억원으로 5조3799억원이 줄었다.
금융권에서는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국내 증시가 침체를 겪으면서 고객들의 자금이 불안정한 펀드 대신 안전자산인 적금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7월 2100선에서 9월 1700선으로 급락했다가 이후 꾸준히 상승해 올 3월에는 200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5월 1800선으로 떨어진 후 다시 최근 1900선으로 올라서는 등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최근 시중은행들이 내놓은 각종 특판 적금상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외환은행이 지난 13일 선보인 일명 '독도 적금' 특판은 불과 3영업일인 16일 조기 마감됐다. 이 상품의 금리는 3년제의 경우 연 5.05%로 은행권 최고였다. 이 같은 인기에 외환은행은 오는 27일부터 2차 특판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재테크 수단으로 주식이나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적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투자는 기피하고 현금을 보유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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