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독도 문제로 한ㆍ일 양국의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국내 시중은행들이 일본 정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양국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자금 조달은 물론 현재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일본 시장 공략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총 2697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지난 2월 300억엔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으며, 5월 수출입은행 1000억엔, 6월 산업은행 300억엔을 발행했다. 지난달에는 신한ㆍ우리ㆍ부산ㆍ하나은행이 총 1097억엔의 자금을 조달했다. 전날 원ㆍ엔 환율 100엔당 1427.59원을 적용하면 3조8502억원에 이른다.
사무라이본드는 일본의 채권시장에서 비거주자인 외국의 정부나 기업이 발행하는 엔화표시 채권을 말한다. 일본의 저금리 추이로 인해 낮은 비용으로 자금조달이 가능할 뿐 아니라 통화의 다양화를 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 독도 분쟁으로 인해 한일 양국 간의 갈등이 커지면서 향후 자금 조달이 경색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시중은행들의 일본시장 공략에 차질이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은행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신한은행이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일본 내 현지법인인 신한SBJ은행을 운영하고 있으며, KB국민은행은 최근 도쿄지점에 이어 일본 내 두 번째 점포인 오사카지점을 개설했다.
이들 은행은 재일동포 위주의 영업을 넘어 최근에는 까다로운 일본 기업들도 고객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재일동포를 중심으로 영업이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자산성장 속도가 일본 경제성장률을 능가할 정도로 한국계 은행들을 찾는 현지 기업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별 영향은 없지만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시장 확대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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