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충남 서산지역의 한 피자가게 아르바이트 여대생이 사장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이 피자업체와 같은 상호를 쓰는 가맹점주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성폭행 피의자 안모(37)씨의 신상과 함께 안씨가 운영하던 피자가게 상호가 그대로 노출되면서 전국의 30여개에 이르는 가맹점들에도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피자업체 '이석민피자' 본사 관계자는 21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하루 종일 욕설과 협박이 담긴 시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대표가 해외체류 중이고 가맹점 차원에서도 특별히 대응할 상황이 못된다"고 말했다.
현재 이석민피자 간판을 달고 영업을 하고 있는 가맹점은 전국에 30여개. 경기도 안양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이름이 크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20년 가까이 수타 피자로 입소문을 타왔다.
경기도의 한 가맹점주는 "프렌차이즈 형태로 운영되는 유명 피자업체들과는 달리 대부분 가족 단위의 영세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동네 피자가게'라 현 상황이 더욱 당황스럽다"며 "12시경 문을 연 이후 벌써 수십여통의 항의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서울 금천구에서 같은 상호를 쓰고 있는 업주 역시 "여대생을 죽음에 이르게 한 참혹한 사건인 만큼 시민들의 분노도 일면 이해하지만 특정 가맹점주의 범죄 행위로 인해 브랜드 전체가 무차별적인 욕설을 듣고 있어 걱정스럽다"며 "부디 인신공격성 욕설 전화는 자제해 달라"고 토로했다.
이번 사건은 앞서 지난 10일 오후 충남 서산시 수석동의 한 야산에서 여대생 이모(23)씨가 아버지의 승용차 안에 연탄불을 피워 놓고 숨진 채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당시 이씨가 지니고 있던 휴대전화에는 "아르바이트하는 피자가게 사장으로부터 협박을 당했다. 협박이 무서워 내키지 않았지만 함께 모텔에 가서 관계를 갖게 됐다"는 내용의 유서가 남겨 있었고, 경찰이 이를 토대로 수사에 나서 안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안씨는 지난해 말 이석민피자 서산점을 인수해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이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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