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2분기 순익 1조1000억 감소 비명
'정부 정책 장단 맞춰주기'서 '적극적인 수익처'로
2008년때 닫았던 해외점포도 다시 키워야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은행 등 금융권에 비상이 걸렸다. 전세계 경기침체가 국내 실물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연체율 등 경영지표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은행 등 금융회사의 수익 부문은 빨간 불이 들어왔다. 본지는 4회에 걸쳐 국내 은행과 보험, 카드, 저축은행 등 국내 금융회사의 경영환경을 되짚어보고 대안을 찾아본다.
은행의 이자수익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이 매분기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3·4분기 2.31%였던 은행 NIM은 4·4분기 2.22%, 올 1·4분기 2.18%, 2·4분기 2.13%로 0.18%포인트 떨어졌다. 은행의 주요 이익원인 이자수입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침체에 따른 실직소득 감소로 가계대출 부실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담보가치 하락 역시 은행권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국내 시중은행은 CD금리 담합, 대출서류조작 등으로 인해 대고객 신뢰까지 잃은 상황이다.
◇수익에 비상 걸린 은행권= 올 2·4분기 은행권의 순이익은 2조4000억원. 전분기보다 무려 1조1000억원이나 줄었다. NIM이 하락하면서 이익이 급감한 것이다.
이익 감소와 함께 부실채권비율도 급상승하고 있다. 6월말 기준 가계대출 부실비율은 0.76%로 지난 2006년9월(0.81%) 이후 최고치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비율도 0.67%를 나타냈다. 2006년9월(0.81%) 이후 가장 높다.
은행권은 선제적 조치로 올 상반기 3조5000억원어치를 대손상각했지만 올 하반기 경기상황이 녹녹치 않다. 금융당국이 올해 국내은행의 전체 평균 부실채권 목표 비율을 지난해 1.5%에서 1.3%로 강화키로 함에 따라 추가적으로 2조5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정리해야 한다. 경기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을 경우 기업대출 부실이라는 또 다른 부실폭탄이 은행권을 옥죄고 있다.
◇하반기엔 좀 나아질까= 은행권이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수익잡기에 나서고 있지만 좀처럼 상황이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부동산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고, 민간 소비심리도 회복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금리를 3.0%로 인하한 이후 하반기에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은행들의 이자마진도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그나마 대선이라는 빅카드가 있지만 이 역시 예측하기 쉽지 않다. 경기침체가 국내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반적인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부동산시장의 부진으로 대출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며 "여기에 기준금리까지 연달아 내려간다면 하반기에도 은행 수익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기극복 위한 해법은= 은행들이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진출에 보다 박차를 가해야한다는 지적이 많다.
국내은행의 해외 진출은 1980년대부터 시작돼 한때 257개의 지점이 해외에 개설되는 등 활발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리먼사태' 등으로 대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해외점포가 문을 닫는 등 오히려 뒷걸음질을 쳤다.
최근 국내 은행의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있지만 중국과 베트남 등 일부 지역에 치중돼 있다. 해외 진출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점에서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최근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사회공헌 확대를 통해 은행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서민금융을 수익창출을 위한 새로운 '시장개척'의 관점에서 접근해야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은행권이 서민금융을 '비용'의 측면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시장개척의 기회로 삼는 역발상이 필요하다"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은행들이 외형확장 뿐 아니라 내실경영에도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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