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다섯 손가락> 토일 밤 9시 50분 극본 김순옥, 연출 최영훈. 8월 18일 첫 방송
“넌 뱃속으로 낳진 않았지만 똑같이 내 자식이야.” 영랑(채시라)은 남편이 밖에서 데려온 자식 지호(주지훈)를 자식처럼 품었다. 친아들 인하(지창욱)가 남편의 기업을 물려받으니, 이정도 호의쯤 베풀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이 친아들 인하가 아닌 데리고 온 아들 지호에게 기업을 물려준다고 선언한다. 거기다 화제사고에서 영랑은 ‘실수로’ 지호를 구하고, 구하지 못한 인하는 새끼손가락을 잃는다. 영랑은 지호에게서 피아니스트로서의 꿈과 기업 후계자의 자리를 모두 빼앗아 친아들에게 되돌려주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함은정과 주지훈,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까?
<다섯 손가락>의 남녀 주인공은 불미스러운 사건 이후 3년 만에 복귀한 주지훈과 최근 소속 그룹 티아라에 관한 논란을 겪고 있는 함은정이다. 배우의 이미지와 작품 속의 연기는 분리해서 평가해야 하는 것이 옳지만, 시청자의 마음이 늘 그렇게 이성적이지는 않다. 또한 최영훈 감독이 제작발표회에서 “부드러움과 거친 매력을 동시에 소유”하고 있다는 주지훈은 “명랑, 쾌활, 긍정소녀”를 연기할 함은정과 멜로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만큼 시청자들이 두 사람의 캐릭터에 몰입하는 것이 이 작품의 성패를 결정할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셈이다.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저 피아노 한 번 만져보기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다미(함은정)의 말에 지호가 연주회장으로 데려가 피아노 연탄곡을 함께 연주하는 장면처럼 그들은 순도 100%라 할 만한 멜로를 만들어내야 한다. 과연 두 사람은 작품 외적인 문제를 넘어 시청자들에게 캐릭터의 매력을 전달할 수 있을까.
<아내의 유혹> 김순옥 작가의 복수극, 이번엔 다를까?
김순옥 작가는 전작 SBS <아내의 유혹>, <천사의 유혹> 등에서 납치, 낙태, 불륜 등 자극적인 복수를 그려 ‘막장 드라마’ 논란과 수많은 패러디를 탄생시켰다. <다섯 손가락>에서도 역시 재벌, 밖에서 데려온 자식, 화제, 학력위조 등 자극적인 사건이 등장한다. 이에 대해 채시라는 “그런 것은 배경일 뿐”이며 “중요한 것은 음악가들의 꿈과 모성에 관한 이야기”라고 정리했다. 제작진도 “누구에겐 아름다운 모성이 다른 누구에겐 잔인하고 폭력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고 전했다. 자극적인 사건으로 최영훈 감독이 말한 “일그러진 모성”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다섯 손가락>이 막장 논란을 피할 수 있을지가 결정될 듯하다.
선택 2012! 나에게 잘해주는 나쁜 남자 vs 나에게 까칠한 착한 남자?
인하는 천재 피아니스트 지호에게 자격지심과 열등감을 가지고 그가 가진 것을 빼앗으려는 악역이다. 하지만 학력 위조범이 될 뻔한 다미를 구해주는 따뜻한 남자이기도 하다. 반면 지호는 새엄마 영랑과 동생 인하를 목숨 걸고 지켜야할 가족으로 생각하는 착한 남자이지만 다미를 악보 도둑으로 몰아간다. 지창욱이 “악역이지만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자괴감, 열등감, 피해의식을 잘 그려”내겠다는 인하는 내 여자에게만 따뜻한 차가운 도시남자이니 여성 시청자들은 마음 놓고 미워하기는 힘들 것이다. 또한 “엄마는 하늘의 별과 같은 사람”이라며 새엄마의 사랑을 바라는 지호도 짠하기는 마찬가지. 선택해도 달라지는 건 없지만, 드라마에 조금 더 몰입할 수는 있겠다.
지켜보고 있다
-지창욱과 주지훈이 피아노 배틀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그래도 피아노 배틀하면 아직 2008년 < SBS 가요대전 >에서 태양과 준수의 배틀을 떠올리는 건 팬심 때문인가요.
-음악가가 나오는 작품에서 꼭 나오는 절대음감, 모차르트-살리에르식 대립구도. 좀 다른 것 없나요? 극적으로 화해한 이상민-김진표라든가....
-“운동을 하면서 탄력이 붙는 게 느껴진다”는 채시라 언니의 말을 듣고 조용히 먹고 있던 야식을 내려놓습니다.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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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이지예 인턴기자 dodre_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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