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민주통합당은 16일 박정희 정권의 유신독재에 맞서다 불의의 사고로 숨진 고(故) 장준하 선생에 대한 '의문사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키로 결정했다.
우원식 원내대변인은 이날 고위정책회의 후 국회 브리핑에서 "박정희 (정권의) 반독재 투쟁의 상징이던 고 장준하 선생의 죽음에 타살 흔적이 발견됐다"며 "당은 내일 최고위원회의에 (조사위 구성을) 정식으로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이제라도 고인의 죽음에 대한 명백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고인에 대한 정밀한 유골 감식 등을 통해 타살 등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고 당시 국가기관의 개입 여부 등 진실을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박정희 유신정권의 중앙정보부 등 국가기관의 개입을 밝혀내고 그 책임자들의 분명한 사과와 국가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겨냥했다.
민주당이 조사위 구성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것은 최근 장 선생의 타살 의혹이 다시 불거지자 이에 대한 진상조사와 더불어 박근혜 후보에 대한 공세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장 선생은 1974년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등 보내고 박 전 대통령이 추진하던 대일외교와 월남파병 등을 비판하며 반독재 투쟁에 앞장서 맞섰으나 1975년 경기 포천의 한 산에서 의문의 추락사로 사망했다. 당시 검찰은 사망 원인을 '등산 중 실족사'로 발표했다.
하지만 최근 장 선생의 유골을 검시한 결과, 머리 뒤쪽에서 지름 5~6cm 크기의 구멍과 금이 간 흔적이 발견되면서 타살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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