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중국의 해외 M&A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세계 경제가 침체를 보임에 따라 유럽과 미국에서 기업 M&A 기회를 더욱 많이 발견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현지시간) 다국적 회계 감사기업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발표내용을 인용해 올해 상반기 중국의 해외기업 M&A 규모가 전년 동기에 비해 3배 가량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PwC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인수한 기업은 주로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며 기술, 에너지자원 기업들이 주를 이뤘다고 밝혔다.
중국의 전체적인(해외 및 국내) M&A 건수가 33% 가량 줄어들었고, 거래금액도 10% 가량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M&A 만큼은 이같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중국 기업들로서도 놀라운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데이비드 브라운 PwC 파트너는 "중국의 투자자들이 해외 M&A에 대해서 이전보다 경험과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 M&A가 늘어난 가장 큰 요인은 중국 시장이 성숙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봤다. 중국 보다는 해외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견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찬 PwC 자문파트너는 M&A 증가의 또 다른 배경으로 지적재산권 문제를 들었다. 그는 "4~5년 전만 해도 중국 기업들은 지적재산권에 대한 생각이 거의 없었지만, 이제는 바뀌웠다"며, 중국 기업들의 기술 기업 인수 움직임에는 지적재산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M&A 확장세를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NVC 라이트닝 테코놀로지라고 FT는 소개했다. 이 회사는 2007년 영국의 파산한 조명회사를 10만파운드(1억7746만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인수된지 불과 몇년이 안 지난 지난해에 영국내에서 10대 조명회사 가운대 한 곳으로 성장했으며, 연간 매출액만도 1800만파운드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중국 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해외 기업들의 중국 투자는 급갑한 것으로 나타나 묘한 대조를 이룬다. 올해 상반기 들어 외국인 투자는 전년동기에 비해 42%줄어든 것이다. 7월 중국의 해외 직접투자(FDI)는 전년 동기에 비해 35.7% 줄어든 53억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세계 경제 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근접한 것이다. 하지만 FDI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100여개가 넘는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의 수익성 있는 사업을 찾기 위해 중국의 중서부 일대에 대한 탐색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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