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팬택 '기선 제압'...삼성전자는 '정면 승부' 전략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기선 제압이냐, 정면 승부냐'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신제품 출시 시기를 두고 치열한 눈치 작전을 벌이고 있다. 올 가을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5' 공개가 맞물려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제조사들의 고민이 깊다. 아이폰5가 공급되기 전에 신제품을 출시해 기선을 잡느냐, 출시 시점을 맞춰 맞불을 놓느냐는 문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5 국내 출시 시기를 10~11월로 보고 있다. 아이폰5는 이르면 9월께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애플은 신제품 공개 후 통상 한 달 정도 지나서 한국 시장에 새 제품을 내놨다. 여름 휴가와 방학이 끝나는 9월과 추석연휴는 휴대폰 시장에서 본격적인 성수기다.
LG전자는 9월 조기 출시로 가닥을 잡았다. 아이폰5 출시 전에 자사의 하반기 최대 전략 스마트폰인 쿼드코어 롱텀에볼루션(LTE)폰을 공개해 아이폰에 앞서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옵티머스 뷰 2'를 연내 국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라 카니벌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ㆍ후속 제품이 같은 기업에서 출시된 이전 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쿼드코어 스마트폰의 출시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전자의 신제품은 쿼드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2기가바이트(GB) 램, LTE 지원 등 하드웨어 스펙에서 아이폰에 앞설 것으로 예상돼 세몰이가 기대된다. 아이폰은 듀얼코어 AP, LTE 지원이 유력하다.
팬택도 5.3인치 대화면, 쿼드코어 AP, 2GB 램, LTE 기반의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10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이폰5 출시 등 시장 상황을 봐서 9월 조기 출시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정면 승부를 선택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29일 '갤럭시 노트 2'를 공개할 계획인데 제품 출시 시기는 아이폰5 국내 출시 시점과 비슷한 11월께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와는 달라진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아이폰4S 국내 출시에 앞서 LTE폰을 잇따라 내놨다. 지난해 9월 갤럭시S2 LTE, 갤럭시S2 HD LTE를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고 11월에는 갤럭시 노트로 시장을 공략했다. 당시만 해도 아이폰에 대한 부담이 컸지만 올해는 갤럭시S3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애플과 정면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외산 스마트폰 제조사는 '관망' 전략을 취하고 있다. 모토로라와 소니모바일은 하반기 LTE폰 출시를 놓고 현재 SK텔레콤과 논의 중이다. 구체적인 출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국내 제조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워낙 높은 데다 하반기 치열한 경쟁이 예고돼 있어 스마트폰 출시 시기를 정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 점유율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하반기 빅 모델은 역시 아이폰5"라며 "아이폰5를 견제하기 위한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눈치 작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