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요리에서부터 그림, 사진, 음악까지. 이들 분야의 예술가들이 한 데 모였다. ‘소통’과 ‘낯섦’이라는 주제를 들고서다.
한 사람이 요리를 하는가 하면, 다른 사람은 악기를 연주한다. 또 다른 사람은 자신의 그림을 선보이기도 한다. 프로젝트 그룹 ‘작Ka(수민, 김주희, 정금률, 정지연, 이혁)’의 새 전시 ‘상류사회(相謬社會)’ 얘기다.
서울 홍익대 근처 카페 'TOOL'에서 오는 8일부터 내달 5일까지 열리는 전시 ‘상류사회’는 그 주제와 전시 장소부터가 독특하다.
전시 주제인 ‘상류(相謬)’는 우리가 생각하는 ‘상류(上流)’가 아니다. 다른 사람과 소통하면서 느끼는 낯섦이 바로 ‘작Ka’가 말하는 ‘상류’다. ‘상류’라는 단어엔 소통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생기는 낯섦도 끌어안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상류사회’의 전시 장소인 카페에도 특별한 의미가 숨어있다. ‘작Ka’는 수많은 사람들의 ‘소통’ 장소인 카페에서 여러 가지 작품들과 만나는 ‘낯선’ 경험을 만들고자 했다. 카페라면 관객과 작가가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도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봐야 할 또 다른 하나는 부제, ‘시상(視相), 이상(耳相), 구상(口相), 그리고 상상(相相)’이다.
‘시상’과 ‘이상’, ‘구상’은 각각 ‘눈으로 보고 소통한다’, ‘귀로 듣고 소통한다’, ‘맛으로 느끼고 소통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단어 ‘상상’은 ‘시상’과 ‘이상’, ‘구상’ 등 속에서 우리의 관계가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고민해보자는 말이다.
사진작가 수민씨와 화가 이혁씨는 자신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방식으로 ‘시상’을 맡았다. 음악가 정금률씨와 퓨전 국악 그룹 제이(해금 김주희·이민진, 피리 김현주, 아쟁 김현진), 인디 밴드 WiseApple(이대성, 이명한) 등은 공연으로 ‘이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구상’은 ‘chef의 구상-10년 만에 연어가 돌아오고’라는 주제로 전시 개막 행사를 하는 요리작가 정지연씨의 몫이다.
연어, 양파, 토마토, 샐러리, 당근, 자몽 등으로 차려진 음식과 관련 음악, 그림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개막 행사는 8일 오후 7시다.
‘우정’을 주제로 한 제이의 공연은 12일 오후 7시, WiseApple의 공연은 15일 오후 7시, 정금률씨의 공연은 21일 오후 7시에, 사진 작품과 그림 등은 전시 기간 내내 만날 수 있다.
‘상류사회’를 기획한 ‘작Ka’의 이혁씨는 “모두가 ‘소통’만을 강조하는데 그 소통에서 생겨나는 낯섦, 예를 들어 설렘과 같은 긍정적인 낯섦도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며 “이번 전시로 사람들과 작품들, 작품들과 작품들, 사람들과 사람들을 포함한 모든 것들이 상상(相相)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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