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 소비·투자 움츠리고
휴가 - 바캉스도 빈부차 크고
대선 - 발표정책, 현실성 없고
올림픽 - 불면의 밤에 괴롭고
무더위 - 사상 최악 폭염에 짜증
불황과 무더위에 지친 국민들이 연이은 오심파동마저 이겨내고 있는 올림픽선수들의 승전보에 크게 환호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불황, 휴가, 대선, 올림픽, 무더위 등으로 깊은 시름에 빠져 있다. 그러나 민심은 올림픽의 감동이 경제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문제는 정치권과 경제 활력을 부추겨줄 자신감이다. 국민들은 올림픽선수의 맹활약에 밤새는 줄 모르며 다시 한번 경제 회복에 대한 의지를 곧추 세우고 있다.
◇ 불황에 휴가마저 빈부 격차=올초 경제가 하반기에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여전히 비관적이다. 이에 기업은 투자를 급격히 줄이고,국민들도 지갑을 꽁꽁 닫았다.대표적으로 세계 4위 철강기업인 포스코마저 최근 설비 투자 규모를 지난해 5조7000억원에서 올해 4조2000억원으로 줄였다.
여기에 휴가도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인천국제공항의 해외여행 인파가 연일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인 반면 지갑이 가벼운 서민들은 폭염 속에 근근이 여름을 나고 있다. 인천공항 출입국자는 7월 317만674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293만5288명보다 8%나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88만원 세대'는 휴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비정규직의 경우 대부분 '무급휴가'인데다 일 못하는 날 만큼 월급이 깎여 울상이다.최근 통계청 조사 결과 비정규직 유급휴가 인정률 32.3%로 정규직 69.0%의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가난한 이들은 밤마다 도심 내 캠핑족으로 변모, 한강변이나 공원에서 알뜰 피서에 여념이 없다.
◇ 대선주자들, 짜증나는 공약 '남발'=이런 판국에 국민의 시름을 달래줘야할 정치권은 오히려 역주행하고 있다. 여야 10명의 대선주자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연일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빛좋은 개살구, 재정이 뒷받침되기 어려운 공약들이 적지 않다.
특히 20대와 3040세대의 표심을 위해 내놓는 교육,보육,복지 공약이 대표적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은 국공립 어린이집을 매년 50개씩 늘린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매년 40개 안팎을 추가로 짓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전혀 새롭지 않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국공립 보육시설의 분담률(현재 10%수준) 을 40%로 높이고 손학규 상임고문은 50%로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분담률이 50%라는 것은 약 8000여개를 더 지어야 한다. 최대 8조원에 들어간다. 실현성이 의문이 드는 공약들이다. 민주통합당이 내놓는 반값등록금도 국공립, 사립 모두에 반값을 적용할 수 없는 내용이다.
◇ 올림픽 '승전보'에 환호=열대야가 8일째 이어졌다. 지난 5일 서울지역이 1994년 이래 18년만에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불황과 폭염에 지친 국민들에게 태극전사들의 올림픽 승전보가 그나마 힘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10일 차 열전을 소화하고 있는 제30회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10개와 은메달 4개, 동메달 6개를 획득해 종합순위 4위로 순항중이다. 국민들은 올림픽 초반 박태환(수영)과 조준호(유도), 신아람(펜싱)의 오심 파동에 분노에 빠졌다. 그러나 승전보가 이어지자 다시 한번 감동에 젖어들고 있다.
이경호기자ㆍ고형광기자ㆍ노승환기자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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