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올림픽]이범영, 펀칭 한 방으로 영국 울렸다

시계아이콘01분 24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올림픽]이범영, 펀칭 한 방으로 영국 울렸다 다니엘 스터리지[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AD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축구 종가 영국의 슈팅을 막았다. 74500여명의 함성도 이겼다. 그 사이 2년여 전 아픔은 깨끗이 씻겨 내려갔다. 대한민국의 수문장 이범영이다.

이범영은 5일(한국시간)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영국과의 8강전 1-1로 팽팽하던 후반 17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갑작스런 호출이었다. 주전 골키퍼 정성룡이 골문으로 쇄도하던 마이카 리차즈와의 충돌에서 머리, 팔 등에 부상을 입어 서둘러 스파이크 끈을 동여맸다.


이번 대회 첫 출전.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수비진이 건넨 볼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해 위기를 초래했다. 골킥을 찬 이후 넘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 뒤의 플레이는 온갖 우려를 불식시키기 충분했다. 수비진과의 안정된 호흡으로 상대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했고, 이어진 연장전에서도 잇단 위기를 차분하게 넘겼다.

그리고 맞이한 승부차기. 이범영은 영국의 키커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슈팅을 막아내겠다는 강한 의지였다. 상황은 그만큼 절실하고 긴박했다. 세 가지 장애를 뛰어넘어야 했다. 라이언 긱스, 애런 램지, 다니엘 스터리지 등 화려한 슈퍼스타들의 슈팅, 영국을 향한 74500여 관중의 뜨거운 응원, 2년여 전 승부차기에서의 아픈 기억이다.


[올림픽]이범영, 펀칭 한 방으로 영국 울렸다 이범영


트라우마의 근원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이다. 이범영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와의 준결승전 0-0으로 팽팽하던 연장 후반 15분 교체 투입돼 골문을 맡았다. 승부차기를 대비해 홍명보 감독이 꺼내든 마지막 카드였다. 하지만 종료 직전 그는 아흐메드 알리 알아브리의 슈팅을 막아내지 못했고 결국 대표팀은 0-1로 무릎을 꿇었다. 투입과 동시에 실점을 내준 이범영에게 온갖 비난이 쏟아진 건 당연지사. 결승 진출 불발은 물론 선수단의 병역 특례 혜택까지 날아가 그는 적잖은 시간을 자책감에 빠져 지내야 했다.


하지만 이범영은 다시 스파이크 끈을 조여맸다. 하강진, 김승규 등과의 경쟁을 뚫고 다시 한 번 대표팀에 합류했다. 홍명보 감독은 2년여 전처럼 그의 승부차기 방어 능력을 신뢰했다. 끊임없는 믿음에 제자는 화답했다. 첫 번째 키커 램지에게 골을 내줬지만 두 번째 키커 톰 클레벌리의 킥 방향을 읽으며 동료들의 마음에 믿음을 심어줬다.


그리고 맞이한 마지막 키커 스터리지와의 대결. 이범영은 뒤로 물러나는 188cm의 상대를 매섭게 응시했다. 이어진 주심의 호각소리. 스터리지는 슈팅을 위해 쏜살같이 달려오다 멈칫거리며 방어 타이밍을 뺏으려 했다. 속임수에 이범영은 넘어가지 않았다. 오히려 속도가 줄어든 스터리지의 몸이 오른 방향으로 살짝 치우진 것을 포착, 인사이드로 찰 것을 예측하고 빠르게 몸을 허공에 띄웠다. 슈팅은 예상대로 오른쪽을 향했다. 이미 자리를 잡고 있던 이범영은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 안전하게 두 손으로 펀칭을 시도해 골문을 지켜냈다.


일순간 조용해진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 이범영은 두 손을 불끈 쥐며 포효했고, 스터리지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대한민국의 사상 첫 올림픽 4강 신화는 그렇게 작성됐다.


[올림픽]이범영, 펀칭 한 방으로 영국 울렸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