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마침내 금메달이 눈앞이다. 한국 남자 유도 김재범이 세계 최강의 면모를 과시하며 올림픽 결승 무대에 안착했다.
김재범은 31일 오후(한국 시간) 영국 엑셀 노스아레나2에서 열린 남자 유도 81㎏급 준결승전에서 이반 니폰토프(러시아)를 맞아 절반을 따내는 등 완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유도를 '노 골드' 수모에서 구해낼 것은 물론, 조준호-왕기춘의 이루지 못한 금메달 꿈을 대신 이뤄 주리라 기대된다.
상대는 2009년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 출신. 초반부터 힘과 힘이 부딪혔다.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다. 하지만 김재범의 자신감은 대단했다. 시작하자마자 안다리걸기와 기습적 업어치기를 연달아 구사하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이번엔 반대로 업어치기-안다리걸기 연속 기술로 상대의 혼을 쏙 빼놓았다.
니폰토프도 만만치 않았다. 비록 수비로 일관했지만 재빠른 위기 대처로 쉽사리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이었고, 지도까지 받으며 위축됐다.
김재범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경기 종료 1분 15초를 남겨두고 전광석화 같은 업어치기로 절반을 따냈다. 사실상 승리를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이후 김재범은 밧다리걸기로 유효에 가까운 공격을 펼치는 등 남은 시간을 잘 보내며 승리를 따냈다.
그동안 김재범은 금메달 후보 0순위로 꼽혔다. 세계랭킹 1위인데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을 비롯해 수많은 국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대진운도 좋았다. 2008 베이징올림픽 결승에서 김재범에 패배를 안겼던 올레 비쇼프(독일)를 비롯해 세계랭킹 2위 레안드로 길헤이로(브라질), 4위 나카이 다카히로(일본) 등의 경쟁자들과 결승전까지 부딪히지 않았다.
특히 앞선 준결승 경기에서 비쇼프가 트레비스 스티븐스(미국)를 꺾고 결승에 올랐다. 김재범으로선 4년 만의 올림픽 '리턴 매치'에서 꿈꾸던 복수전을 펼칠 수 있는 셈이다.
함께 꿈을 키워온 동료들을 위해서도 뛴다. 앞서 조준호와 왕기춘은 각각 판정번복과 부상에 발목을 잡히며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들의 한을 대신 풀어주겠다는 각오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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