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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골프 예약률 100%…불 피우는 고깃집 손님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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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초희, 나석윤 기자] 열대야가 밤 풍경은 물론 새로운 소비 패턴을 만들고 있다. 일시적인 상황이기는 하나 열대야가 앞으로 보름 가량 이어질 태세여서 지역ㆍ업종별로 상인들의 희비가 더욱 엇갈릴 태세다. 한강변 편의점 및 치킨ㆍ맥주집, 야간 골프장 등이 열대야 특수로 호황을 누리는 반면 '짠돌이' 소비로 피서지 상가, 고깃집 등 육류 전문식당, 재래시장 등은 밤마다 울상이다.


◇ 열대야로 웃음 짓는 곳 따로 있다=연일 이어지는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 늘었다. 이들이 밤마다 한강변 등으로 피서에 나서면서 소비 풍경을 바꿔놓았다. 한강변 편의점에는 오후 8시 이후부터 자정까지 피서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열대야가 시작된 지난 23~25일(3일간) 한강에 위치한 13개 점포매출이 전주 대비 49.7% 늘었다. 특히 야간 시간대(오후 10시부터 새벽 4시) 매출이 91.8%나 증가했다. 미니스톱 역시 같은 기간 한강점포 전체 매출이 전주 대비 91% 늘었고 CU(전 훼미리마트) 역시 한강공원에 위치한 6개 점포의 매출이 전주 대비 26% 증가했다.

치킨ㆍ맥주집도 반짝 호황이다. 밤마다 도심은 물론 주택가 호프집은 더위를 식히러 나온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호프집의 경우 업소에 따라 매출이 10∼25% 가량 늘었다고 즐거운 비명이다. 상계동의 한 호프집은 "퇴근 무렵 밀려든 손님들로 밤늦게까지 자리를 차지해 매출이 전달보다 25% 가량 늘었다"며 "열대야가 더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맥주회사들도 열대야 특수를 누리기는 마찬가지다. 오비맥주 7월 맥주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0% 늘었고, 하이트진로도 소폭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치맥(치킨+맥주)'매출이 126.9% 증가했고 맥주도 72.5% 판매가 늘어났다.


특이한 점은 도시락 소비가 크게 늘어난 부분이다. 한밤중에 야참으로 도시락을 찾는 사람 때문이다. 대형 유통업체들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매출 규모로 60∼70% 가량 늘었다.

야간골프도 인기다.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골프장은 열대야로 하루에 보통 40팀, 야간골프 예약률이 100%다. 오후 5시30분부터 시작하고, 마지막 팀이 오후 8시에 출발한다. 라운드를 마치는 시간을 감안하면 새벽 1시가 넘도록 운영한다는 이야기다. 임재현 스카이72 부지배인은 "요즈음은 하루 중 야간 티타임이 가장 먼저 예약이 완료된다"며 "해가 떨어지면서 바람도 선선해지고 평균 기온도 크게 내려가 폭염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한낮의 더위를 피해 일몰 시간대에만 운영하는 트와일라이트(twilight)도 매력이다. 느즈막하게 티오프해서 해가 지면 플레이한 홀 수 만큼만 계산하면 된다. 평창 알펜시아나 무주 안성 골프장 등은 보통 9홀 라운드가 가능하고, 그린피도 대폭 깍아준다.


◇ "기온은 폭염인데 느끼는 경기는 한 겨울"= 고깃집엔 무더위가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26일 오후 7시 서울 은평구 응암동의 한 한우전문점. 서른개의 테이블 중 손님이 차지한 자리는 고작 열두개 테이블로 절반 수준도 못 미쳤다. 이 식당의 주인은 "무더위에 경기까지 안 좋아 손님들이 통 없다"며 "일부 냉면이나 콩국수 등을 주메뉴로 내세워도 별반 소용이 없다"고 털어놨다.


인근 대형고깃집도 사정은 더 나쁘다. 충무로에서 120여석을 갖춘 A 식당은 손님이 예전보다 30% 이상 줄었다. A식당의 이영해(53ㆍ 여) 대표는 "아무리 이열치열이라고 해도 정도가 있지 누가 날 더운데 땀 흘려 가면서 불 앞에 있으려 하겠냐"면서 "지난해 여름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육류 전문식당들은 열대야가 이어지는 동안 손님이 대략 20% 정도나 줄어 한숨이 길어지고 있다. 실례로 이마트 등 대형 마트에서조차 쇠고기 소비량은 지난 23~26일 6월 마지막주 대비 -14.7%, 전주 대비 -5%나 줄었다.


재래시장도 희비가 엇갈린 곳이다. 열대야로 대형마트가 북적인 반면 재래시장은 야간 들어 손님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연일 야간 기온이 25도를 웃돌자 냉방이 안 되는 재래시장은 일시적인 불황이 닥쳤다. 광장시장의 한 상인은 "9시 이후로는 손님이 뜸하다"며 "더위로 상인이나 손님들 모두 지치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일부 좌판에선 최근 대형 선풍기를 설치해 손님끌기에 나서기는 했지만 더위 앞에는 역부족인 상태다 .김밥이나 족발, 부침개를 파는 시장 좌판은 밤 10시 이후로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드물 지경이다. 호프집 등 냉방이 이뤄지는 곳과는 대조적인 풍경이다.


도심 인근 해수욕장의 상인들은 사람들이 넘치는데도 밤마다 울상이다. 열대야로 부산 해운대 및 포항 송도 등엔 야간에만 많게는 수만명의 시민이 몰리지만 드는 손님이 없다. 짠돌이 소비 탓이다. 경포해수욕장은 아예 대부분의 식당이 개점 휴업 상태다. 최근에 음주행위 단속까지 겹쳐서다. 박종식 경포번영회 사무장은 "작년 이상 저온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음주 단속이후 밤에는 손님이 더 없어졌다. 매출도 30~40% 가량 줄었다"고 푸념했다.


이초희 기자 나석윤기자 cho77lov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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