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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7600m에서 생사 넘나든 엄홍길의 안나푸르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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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길 대장, 히말라야 등정기 통해 희망 메시지 전해

해발 7600m에서 생사 넘나든 엄홍길의 안나푸르나 이야기 ▲ 엄홍길 희망원정대장이 21일 저녁 태백시 오투리조트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청소년들과 만났다. 이날 강연에서 엄 대장은 히말라야 16좌 완등 경험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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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엄홍길 희망원정대장이 생사를 넘나든 안나푸르나 등정기를 소개했다.

21일 저녁 8시 태백시 오투리조트에서 열린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청소년 희망원정대 여름캠프’ 특별강연에서다. 엄 대장은 이날 오후 태백산 등정을 마치고 숙소인 리조트로 돌아 온 40여분 간 학생들과 만났다.

아이러니하게도 엄 대장의 강연은 산과 부모님에 대한 원망으로 시작됐다. 엄 대장은 의정부 인근의 원동산 중턱에 살면서 등하교를 위해 산길을 오르내리던 기억으로 첫 운을 뗐다.


그는 “매일 같이 학교에 가기 위해 40분 정도 산길을 다녀야 했다”면서 “산을 몰랐던 어린 마음에는 부모님이 원망스럽고 산에 산다는 게 싫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산을 알고 좋아하게 된 이후부터는 어린 시절 기억과 부모님에 감사하고 있다”며 “그 때 산을 놀이터삼아, 자연을 친구삼아 자란 환경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 같다”고 털어놨다.

히말라야 8000m급 16좌 완등을 위한 38번의 도전기도 소개했다.

3번의 도전 끝에 오른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감격의 눈물을 쏟은 사연과 두 번째 등반 당시 동료를 잃은 사연, 2000년 K2(8611m) 정복으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그대로 전달했다.


엄 대장이 전하는 히말라야 체험기에 강연에 참석한 학생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태백산 등정 이후의 피로감은 온데간데없었고, 곳곳에선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강연의 하이라이트는 지난 1998년 안나푸르나에서의 사연이었다.


4번 째 도전 중이던 안나푸르나 해발 7600m 고지에서 함께 오르는 동료가 균형을 잃어 추락했고, 그를 구하기 위해 엄 대장이 몸을 날렸다. 그 순간 잡고 있던 로프가 엄 대장의 발목을 휘감았고 10여미터를 추락하면서 오른쪽 발목이 180도 꺾여 돌아간 것.


이에 엄 대장은 “그 높이까진 구조대가 올라올 수 없어 4500m 지점의 베이스캠프까지 혼자 힘으로 내려가야 했다”며 “그 다리를 가지고 2박3일 동안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기어 내려왔다”고 당시의 기억을 더듬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건 목표에 대한 신념과 자신감 그리고 희망이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해발 7600m에서 생사 넘나든 엄홍길의 안나푸르나 이야기 ▲ 엄홍길 희망원정대장이 21일 저녁 태백시 오투리조트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청소년들과 만났다. 이날 강연에서 엄 대장은 히말라야 16좌 완등 경험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이때의 부상은 엄 대장에겐 큰 시련이었다.


당시 수술을 맡았던 의사가 “살아서 걸어다니는 것도 다행이니 다시는 산에 갈 생각 말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하지만 산에 ‘미친’ 엄홍길을 말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엄 대장은 수술 후 5개월 만에 북한산 백운대에 올라 하염없이 눈을 흘렸다고 심정을 고백했다.


그리고 10개월 만에 ‘4전5기’의 안나푸르나 등정을 결심했다. 담당의는 “평생 휠체어 앉아 살고 싶으면 가라”며 극구 말렸지만 소용없었다. 그렇게 그의 도전은 다시 시작됐고 결국 1999년 안나푸르나를 품에 안았다.

엄 대장은 “그 때 도전을 포기했다면 살아도 살아있는 목숨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지금 여러분 앞에 서 있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기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강연의 피날레는 ‘희망’의 메시지로 장식했다.


엄 대장은 “보이지 않는 것도 보이게 하고, 잡을 수 없는 것도 잡게 하고, 불가능한 일도 성취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희망”이라며 “주어진 현실에 불만을 갖지 말고 언제나 자신감과 희망으로 아름다운 도전을 계속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연을 지켜본 송원진(신일중 1년) 군은 “(엄 대장님 같은) 그런 상황에 처했으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해 봤다”며 “우리 앞에서 강연하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신기할 뿐”이라고 감탄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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