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사흘간의 열전을 벌인 ‘2012 피스컵 수원’은 함부르크(독일)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손흥민(함부르크), 석현준(흐로닝언) 등 유럽파의 활약을 직접 확인하는 의미 깊은 자리였다. ‘코리안리거’의 팀 내 입지와 이들을 바라보는 각 팀 감독들의 평가도 빼놓을 수 없는 수확이다.
손흥민은 대회 우승과 함께 자신감이라는 소득을 얻었다. 입국 전 팀 동료와의 불미스러운 몸싸움으로 적잖은 마음고생을 겪었지만 특유의 밝은 표정과 성실함으로 프로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비록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지만 측면 공격수로서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이며 동료들의 찬스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손흥민은 “함부르크 유니폼을 입고 국내 팬들과 만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뜻 깊은 대회에 출전해 좋은 모습으로 우승할 수 있어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토어스텐 핑크 함부르크 감독은 손흥민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하면서도 따끔한 조언으로 제자에 대한 관심을 표현했다. 그는 “손흥민은 젊은 선수 특유의 스피드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감독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라며 “더 크게 성장하려면 몸싸움을 이겨내야 한다. 체력을 보완해야한다”라고 충고했다.
‘한국의 즐라탄’으로 불리는 석현준은 돋보이는 활약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팀은 비록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지만 국내 팬들에게 다소 생소했던 흐로닝언의 저력을 선보였다. 테셰이라, 제후이크 등 포지션 경쟁자들을 대신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석현준은 두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다음 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선덜랜드(잉글랜드)와의 3, 4위전에서 보여준 오버헤드킥 동점골은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기에 충분한 결과물이었다. 로버트 마스칸트 흐로닝언 감독은 “석현준은 공을 차지하려고 빠르게 치고 나가는 능력이 장점”이라며 “위치 선정 능력을 보완한다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런던올림픽 출전으로 자리를 비웠지만 지동원(선덜랜드)에 대한 마틴 오닐 감독의 구상도 엿볼 수 있었다. 지동원은 지난 시즌 스테판 세세뇽, 니클라스 벤트너 등 경쟁자들에 밀려 대부분의 시간을 벤치에서 보냈다. 기회를 얻은 19경기 가운데 17경기를 교체로 나서는 등 좀처럼 감독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 시즌 전망은 한층 밝아졌다. 임대 계약이 끝난 벤트너가 팀을 떠나면서 지동원과 코너 위컴 등 젊은 공격진의 활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오닐 감독은 “지동원은 기술적으로 굉장히 좋은 선수”라면서도 “체력적으로 더 강해져야 한다. 이 점만 보완한다면 프리미어리그에서 더 좋은 축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돌아온다면 다음 시즌 더 나은 상황을 맞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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