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라이파이'·'공포의 외인구단'을 기억하시나요

시계아이콘02분 43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라이파이'·'공포의 외인구단'을 기억하시나요 1959년 출간된 우리나라 최초 SF만화 '라이파이'
AD


'라이파이'·'공포의 외인구단'을 기억하시나요 1980년대 인기를 끌던 야구만화의 포스터들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책에서 웹툰, 애니메이션, 게임으로 매개체가 변한 만화시장. 그러나 종이만화의 향수는 40~60대 중년들에겐 청년시절 추억으로 아련히 남아있다. 전쟁이 끝나고 50년대 말 우리나라 최초의 'SF(Science Fiction 공상과학)만화'인 '라이파이'. 그리고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주름잡던 '야구만화'가 그것이다.


라이파이는 지금의 60대들에게 '아하'하고 탄성을 지르게 하는 만화다. 출간된 당시는 1959년, 한국전쟁 이후 6년밖에 지나지 않은 때였다. 가난을 벗어나야 했고 산업을 키워야 하던 시절, 그 당시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는 꿈을 키워주던 만화이기도 했다.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이나 '철부지 까치', 허영만의 '흑기사'는 당시 야구 열기만큼이나 대단했다. 상상을 초월했던 인기를 구가하던 1960~70년대 고교야구는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하면서 고교야구 스타들이 프로의 무대로 옮겨갔다. 야구에 대한 환호는 그라운드에서만이 아니었다. 1960년대 초 야구영웅을 그린 야구만화에 이어 이상무, 허영만, 이현세 작가가 야구만화 작가 반열에 오르면서 1970~1980년대를 주름잡았다.


이러한 추억의 만화역사를 되짚어보고, 우리시대 만화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 18일부터 5일 동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2012). 해년마다 열리는 이 행사는 이번이 16회째다.


'라이파이'·'공포의 외인구단'을 기억하시나요 한국 SF만화의 전설, 만몽 김산호 화백

◆최초의 SF만화 '라이파이' 작가 김산호 화백 "신선함, 변화의 흐름을 쫓아라"= 전시장 입구 왼쪽으로는 라이파이를 만든 만몽 김산호 화백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18일 오후 찾았던 특별전 부스에는 라이파이를 소개하는 캐릭터들, 조형물들이 비치돼 있다. 미국에는 '수퍼맨', 일본에는 '아톰'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라이파이'가 있었다. 라이파이의 가슴에는 첫글자 'ㄹ'이 새겨져 있다. 한국에도 영웅캐릭터를 만화로 만들어 낸 이가 바로 김산호 화백이었던 것이다. 라이파이는 그의 정체를 쫓는 김탐정에 의해 베일이 벗겨지는데, 태백산맥의 깊은 산속이나 인공안개에 숨어있다가 모습을 드러내는 신비의 사나이다. 만화에서 라이파이가 펼치는 초인적인 힘과 스피드, 격투기술은 홍콩 배우 이소룡이 나타나기 십년 전부터 구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날 부스에서 직접 만난 김산호 화백(남 72)은 "수난이나 핍박의 역사에서 머무는 게 아니라 우리가 노력하고 독립해 이긴 역사를 찾아보고 싶었다"면서 "그래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영웅 라이파이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화백은 비단 국내에서만 유명한 인사가 아니다. 그는 미국 찰튼 코믹스사의 전속작가이기도 했다. 미국으로 건너갈 당시 김 화백은 최고의 인기작가로서 명성을 얻은데다 한국의 작품검열이 컸던 시절이었다. 그가 미국에서 펴낸 작품들은 '샤이안 키드', '하우스 오브 양' 등이 있고 워렌 출판사에서 괴기담 만화집에 실린 '용녀'는 영어, 불어, 에스파냐어 등으로 번역돼 17개국에서 발간됐다.


이처럼 외국에서도 각광받던 그의 작품들은 한국과 중국을 소재로 다뤄진 것들이었다. 김 화백은 "미국사람들이 전혀 접해보지 않았던 동양문화와 역사, 한국이란 나라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문화가 잘 먹힌 것"이라고 말했다.


김산호 화백은 만화가들이 존경해 마지않는 이 시대 최고의 작가다. 그는 70대로 60대 팬클럽을 가지고 있다. 팬클럽 회장이 바로 박재동 화백이다. 김 화백은 "아이유만 팬이 있는 게 아니다"면서 "칠십 먹은 사람이 육십 먹은 팬들과 함께 미팅도 하는데 귀엽지 않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항상 신선함을 추구하는 김 화백은 만화활동뿐 아니라 미국에서 관광, 패션 사업을 일으켜 큰 성공을 거뒀고 1988년 사업을 정리하고 우리역사연구에 뛰어들었다. 만주, 바이칼, 타클라마칸 사막에 이르기까지 현장을 두루 살피며 '한민족'을 중심으로한 역사회화작품 2000여점을 그려냈다.


김 화백은 "이제는 시대가 변해 종이만화는 죽고 애니메이션, 웹툰이 대세가 돼 가고 있다"면서 "나도 컴퓨터 작업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는데, 젊은 작가들이 옛 매체인 종이만을 고집할 게 아니라 변화하는 기술과 세상, 취향을 따라가 그 안에서 작품활동을 왕성하게 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종이만화시장이 쇠퇴한다고 하지만 도구만 바뀌었을 뿐 '만화' 산업의 성장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었다.


그의 말처럼 웹툰 등의 인기가 단행본 만화시장을 이끌고 있기도 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웹툰 서비스 이용통계에서 네이버 만화는 지난 5월 한 달간 약 710만명의 순방문자수와 월평균 92.19분의 체류시간을, 다음의 '만화 속 세상'은 각각 약 299만명과 57.12분을 기록했다. 대형 포털 웹툰의 월 순방문자가 1000만명을 넘어 웹툰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애니메이션·캐릭터 산업의 매출규모는 애니메이션 산업이 약 1355억원이며 캐릭터 산업은 1조8829억원으로 나타났다. 수출규모는 각각 352억원, 1116억원 수준이었다.


'라이파이'·'공포의 외인구단'을 기억하시나요 SICAF페스티벌 행사장에서 '야구 만화 기획전'을 감상하고 있는 관람객


◆추억의 '야구만화' ..'독고탁', '이강토'. '오혜성'을 기억하시나요= 김산호 특별전 바로 옆에는 야구만화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1960~90년대까지 인기를 누렸던 야구만화책들이 연대순으로 비치돼 있고, 해설을 해뒀다.


이상무, 허영만, 이현세 등 작가들이 야구만화로 인기작가의 반열에 올라서면서 야구만화는 1970~80년대 만화계의 주축 장르가 됐다. 만화 주인공인 독고탁, 이강토, 오혜성은 온갖 애증을 가슴에 담고 그라운드를 질주했다. 군부의 검열이 창작의 자유를 억압하던 시대여서 대다수의 만화가가 비교적 검열에서 자유로운 야구만화 창작에 달려들었다.


이현세의 '철부지 까치'는 1983년 '공포의 외인구단'에 몇 달 앞서 오혜성의 캐릭터를 각인시킨 작품으로 주목할 만하다. 허영만 1985년 어깨동무에 연재한 '흑기사'는 야구 만화중에서 가장 강렬한 드라마를 가지고 있다. 모든 것을 다 갖춘 한동수와 백업 포수 이강토의 운명이 엎치락뒤치락 뒤바뀌는 이 드라마의 모델은 알렉산드르 뒤마 소설 '몽테크리스토 백작'이었다. 허영만 작가는 어린 시절 '셜록 홈즈'나 '괴도 루팡'을 즐겨 읽었고 그 외에도 빠져들었던 소설이 바로 '몽테크리스토 백작'이었다.


이날 전시장에서 만난 관람객 이 모(남 51)씨는 "1970년대 야구 붐인 시절 '공포의 외인구단'을 몇 번씩이고 엄청나게 읽은 기억이 있다"면서 "글러브나 야구방망이를 부잣집 아이들이나 가질 수 있었던 가난한 시절 야구만화들은 야구를 하고 싶은 욕구를 대리만족시켜준 것"이라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