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투자 상위사 공시 살펴보니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10대 기업 중 투자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가 막상 한국거래소에서 발표한 시설투자규모 상위사에 2년 연속 이름을 올리지 못하자 투자자들이 의아해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장사들의 신규시설 투자금액은 총 6조1299억원으로 경기 불황에 전년동기대비 70.51% 감소했다. 개별 기업으로 보면 지역난방공사가 화성 동탄택지개발지구에 1조3533억원을 사용해 가장 큰 금액을 투자, 마치 삼성전자나 현대차를 제친 것으로 보여진다.
올 상반기 투자액 상위 25개사에는 이 두 기업 외에도 10대 그룹 주요 계열사는 찾기 어려웠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그나마 포스코가 2조2034억원을 투자, 3위를 기록해 10대 그룹 체면을 세운 바 있다. 이외에 현대제철(3조2550억원), LG디스플레이(2조4430억원), 아시아나항공(2조456억원), 대한항공(1조6853억원) 등의 투자액이 컸지만 삼성전자는 당시에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0대 그룹 중 투자금액이 가장 크다는 삼성전자가 시설투자규모 상위에 끼지 못하는 것은 공시 기준 때문이다. 신규시설투자는 자기자본의 10% 이상을 투자해야 의무공시대상이다. 거래소는 이 공시 금액을 묶어 시설투자규모 상위사를 발표한다.
결국 지난 1분기 삼성전자 자기자본이 105조5066억원인만큼 약 11조원 이상을 투자해야 명단에 오를 수 있었던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년간 신규시설에 59조원을 투자하긴 했지만 매년 고르게 분배할 수 없어 거래소가 집계하는 공시된 시설투자 집계에서 빠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8년 이후 올해까지 총 93조204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59조180억원은 공장 등 시설 확충에, 34조1860억원은 연구개발(R&D)분야에 썼다. 거래소 관계자는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규모가 큰 기업은 큰 금액을 투자하고도 자기자본의 10% 기준을 만족하지 못해 집계 과정에서 이름이 빠진 것"이라며 "자율공시를 통해 시설투자규모에 대해 알릴 수 있다"고 전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