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이 코앞인데…아버지는 사재 털기 아들은 지분 털기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워크아웃(기업회생) 위기에 놓인 주방가구 업체 에넥스가 박유재 회장의 사재 출연과 회생 태스크포스(TF) 마련 등으로 위기 극복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박 회장의 셋째 아들인 박진우 엔텍 사장은 보유 중인 주식을 매각해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가구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회사의 워크아웃을 피하기 위해 개인 재산을 회사에 증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사재를 털어 (워크아웃을) 극복하려고 추진 중"이라며 "경영상태를 고려할 때 사재 증여 규모는 예상보다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에넥스는 금융감독원과 채권은행이 진행한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 워크아웃 대상인 C등급 판정을 받았다. 워크아웃은 채권은행의 동의를 통해 채무를 유예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으로, 사재출연을 통해 에넥스가 채무를 갚게 되면 워크아웃에 돌입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이 차입금을 갚기 위해 사재를 증여키로 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에도 100억원 상당의 개인 소유 부동산을 에넥스에 증여한 바 있다. 현재 에넥스의 채권은행에 대한 차입금은 총 241억원이다.
에넥스는 이와 함께 실적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마련해 재무구조 개선과 비용절감에 나섰다. 에넥스 관계자는 "지난 달부터 5개 분야의 실적 개선 TF를 킥오프(Kickoffㆍ시작) 했다"며 "내부적으로 정상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TF는 박 회장 주문대로 업무개선, 원가ㆍ비용절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에넥스가 이처럼 정상화에 매진하는 가운데 박 회장의 3남인 박진우 엔텍 사장은 채권 은행의 기업신용위험평가 작업이 진행 중이던 지난달 18일과 26일 각각 20만주씩 총 40만주를 매각했다. 일각에서는 책임 경영에 반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에넥스 관계자는 "시기가 우연히 겹친 것"이라며 "워크아웃 통보를 받은 것은 지난 9일로, 미리 사실을 알고 매각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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