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중국 국가통계국은 2분기 경제성장률이 7.6%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중국 경제의 성장률임에도 불구하고, 이 수치와 관련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투자자들이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수치에 대해서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를 두고서 어려움을 겪었다.
블룸버그통신의 주간경제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최신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지방정부에서 발표한 지역별 국내총생산(GDP)을 모두 합할 경우 중국 전체 GDP를 10% 넘어섰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 국가통계국의 마젠탕(馬建堂) 국장은 지난 2월 일부 지역의 공업 생산력이 중복 집계됐다며 이를 바로잡고 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외에도 중국 통계 지표의 이상한 점은 다른 곳에서도 발견된다. 통상 경제 성장과정에서 전력 사용량은 나란히 움직이는 모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전력사용량이 경제 성장세보다 부진하게 나온 것이다. 이 때문에 올해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있는 중국 정부가 GDP 통계 수치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거시경제 자문사인 GK드래고노믹스의 앤드류 배이튼슨 소장은 “블랙박스에서 숫자(중국 GDP 성장률) 치가 나왔지만, 항상 이 숫자가 다른 수치들과 잘 맞지 않는다”면서 “중굮 정부 당국이 GDP 수치에 손을 댔더라도 놀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계획경제였던 국가들의 경우 철강 생산량부터 농작물 수확량에 이르기까지 계획된 수치를 맞추려고 하는 경향을 갖고 있다. 목표치를 달성하는 정부 관료들이 대체로 승진하는 식이기 때문이다. 진용진 런민대학교 통계학과 교수는 “중국에서 흔히 쓰이는 말 중에 관료가 지표를 만들고, 지표가 관료를 만든다”는 말이 있다며 관료들이 통계치에 집착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 통계에 대한 불신은 이미 중국 지도부 스스로도 인정한 바이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바에 따르면 내년에 원자바오(溫家寶) 중국총리의 후임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리커창(李克强) 상무부총리가 2007년 주중 미 대사에게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수치는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라 믿을 수 없다며, 오로지 참조 자료로만 이용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의 앞으로 10년을 책임질 경제 수장조차도 중국 GDP 발표치를 신뢰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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