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3.5%→3.0% 하향조정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하향조정했다. 지난달 기획재정부가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낮춘데 이어 한은은 이보다 더 낮은 3.0% 성장을 전망했다. 당초 한은은 올해 경기를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엔 낮고 하반기엔 높음)'로 전망했으나 이번 전망치 수정으로 하반기에도 뚜렷한 경기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13일 "올해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3.0%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한은은 경제성장 전망치 3.5%에 비해서 0.5% 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한은의 전망치를 기준으로 하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2009년(0.3% 성장) 이후 3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한은의 전망치 하향조정은 3개월만이다. 기획재정부가 6월 발표한 전망치 3.3% 와 비교해서도 0.3% 포인트 낮다. 전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인하한 것도 하반기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란 한은의 전망치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성장률이 2.7%에 그쳤지만 하반기에는 3.2%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2.8%에서 2.2%로 낮췄다.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커졌으나 가계부채가 늘어난데다 주택시장마저 부진하다는 이유에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로 기존 전망치보다 0.5%포인트나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에서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은 2.6%에서 2.2%로,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지수는 2.2%에서 1.9%로 예상치를 낮췄다.
취업자는 38만명 늘어나 4월 전망치인 35만 명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은 4월과 같은 3.3%로 추정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20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봤다. 4월 전망치 145억달러보다 크게 확대됐다. 상반기 중 흑자규모가 135억달러에 달하고 하반기엔 65억달러로 다소 축소된다.
신 국장은 "5월과 6월에 걸쳐 유로지역의 위기가 심화되고 우리나라의 상반기 성장률도 전망치를 하회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하반기 성장세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어제 발표된 기준금리 인하가 경제성장률 전망치 수정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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