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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느 하나 버릴 게 없는 '도둑들'...눈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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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느 하나 버릴 게 없는 '도둑들'...눈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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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눈이 즐겁다. 장장 135분의 러닝타임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배우들의 힘이다. 누구하나 모나게 '튀지도' 않고, 누구하나 처지게 '튀지 않지도' 않은, 이 10명의 도둑들의 합이 묘한 긴장감을 불러 일으킨다. 올 여름 가장 기대를 모았던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더라'는 속담을 제대로 뒤엎는다.

영화는 뽀빠이(이정재)·예니콜(전지현)·씹던껌(김해숙)·잠파노(김수현)·펩시(김혜수) 등 5명의 한국 선수들과 첸(임달화)·앤드류(오달수)·쥴리(이시제)·조니(증국상) 등 4명의 중국 선수들이 모여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는 과정을 그린다. 다들 이 바닥에선 한가닥씩 하는 인물들이다. 이 국가대표급 도둑들을 총괄 지휘하는 도둑은 좀처럼 속을 알 수 없는 인물, 마카오 박(김윤석)이다.


도둑들이 다이아몬드를 훔치는 내용이야 뻔하지만 닉네임만큼이나 개성강한 캐릭터들의 행보는 예측불허다. 도둑들의 심리전과 육탄전의 화두는 크게 두 가지다. '과연 누가 누구의 뒤통수를 칠 것인가'와 '쿨하게 일(?)만 할 것이냐, 사랑도 할 것이냐'. 이 과정에서 뽀빠이에게는 배신의 딱지가 붙고, 잠파노는 순정의 아이콘이 되기도 한다. 펩시와 마카오 박에게는 해묵은 치정의 오해가 얽혀있고, 씹던껌의 늘 외로웠던 인생에도 한순간 봄날은 찾아온다. 물만난 예니콜은 욕을 해도 밉기는커녕 사랑스럽기만 하다. 어느 하나 버릴 게 없는 도둑들이다.


영화는 좀 늘어진다 싶으면 장소를 바꿔 박차를 가한다. 서울에서 홍콩, 홍콩에서 마카오, 마카오에서 다시 부산으로. 무대를 옮겨갈수록 액션의 스케일은 커지고 속도는 빨라진다. 도둑들의 운명도 엇갈린다. 후반부 부산에서 '마카오 박'의 고공 와이어 액션은 숨돌릴 틈도 주지 않고 몰아친다. 쫓고 쫓기는 추격신에 부산의 한 낡은 아파트는 더할 나위없는 배경이 된다.


김윤석이 시사회장에서 "몸 좋은 이정재와 돌도 씹어먹을 김수현을 놔두고 왜 내가 와이어액션을 혼자 해야 하냐"고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렸지만 그 장면을 보면 이해가 간다. 마치 '미션 임파서블4: 고스트 프로토콜'의 고공액션을 반드시 톰 크루즈가 했어야만 하는 이유랄까. 성냥개비만 물지 않았을 뿐이지 경찰과 홍콩 갱단의 총격전을 보고 있노라면 홍콩 느와르의 향수까지 느껴진다. 간만에 눈이 호강했다. 개봉은 25일.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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