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민감주 단기 수혜..건설↑보험↓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13개월 만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인하됐으나 주식시장은 무덤덤한 반응이다. 원론적으로 금리인하는 증시로의 자금유입을 유도하지만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세계 경기 침체에 무게를 둔 결정이라는 측면에서 투자자들은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번 금리인하로 인해 경기 민감주, 수출주 등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나 은행과 보험 등 금융 관련주들은 수익성 악화 우려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3.25%에서 3%로 0.25%포인트 내렸다. 중국·유럽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정책공조 측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국고채 3년물 금리가 3.25%를 하향 돌파하면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인하 시점은 이번달 보다 다음달 정도로 예상됐다"며 "조금 더 빠르게 대처했다는 것은 기업이익이나 가계부채 부담을 줄여주려는 의지가 좀 더 강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증시 영향은 결론적으로 중립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유동성 확대 기조에 맞춰 유동성을 푼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으나 실물경기가 그만큼 안 좋은지에 대한 우려 반응이 나올 수 있다"며 "이미 유로존과 중국이 금리를 인하한 상황이어서 실물경기 둔화 우려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우려에 치우치지도 반짝 호재에 치우치지도 않는 모습이다. 외국인 매매 등 수급에서도 뚜렷한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인하 폭이 25베이스포인트(bp)로 크지 않은 데다 최근에는 시장이 유로존 상황과 연동돼 움직이는 모습이어서, 금리 인하에 따른 업종별 영향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경기 민감업종의 수혜가 점쳐졌다. 수출주도 다른 국가들에 비해 늦지 않게 금리인하를 통해 원화 강세를 피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건설업종의 경우 밸류에이션이 저평가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봤다. 가계 부채 부담이 줄면 건설업종에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보험업종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은행 역시 절대금리가 낮아지면 예대 금리 스프레드가 낮아져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한편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선진국에서 경기부양 정책이 추가적으로 더 나오면 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은 제한될 수 있어 선진국 정책을 지켜본 후 방향성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유리 기자 yr6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