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마지막 목표는 당연히 미국무대죠."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상반기 아이언 샷의 그린적중률 1위(81.48%)가 바로 이미림(22ㆍ하나금융그룹)이다. 현재 상금랭킹 8위(9500만원),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아직 우승이 없다는 점에서 마음이 조급하다. 그래서 이번 여름 비수기가 더욱 중요하다. 하반기 본격적인 레이스를 앞두고 샷 감각을 다듬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미림을 본사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2%가 부족해서"= 지난해 6월 S-OIL챔피언십 우승으로 '위너스클럽'에 처음 이름을 올린 선수다. 하반기 하이트진로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보태면서 2010년 프로에 데뷔해 불과 1년 만에 정상급 스타로 도약했다. 지난 5월에는 우리투자증권레이디스에서 김자영(21ㆍ넵스)과 우승경쟁을 벌이다 막판 2위로 밀려 아쉬움을 더했다. 6개 대회에서 '톱 10' 진입이 세 차례, 결과적으로 우승스퍼트가 부족한 셈이다.
'컴퓨터 아이언 샷'이 주 무기다. "처음 골프를 배울 때부터 아이언 샷을 유난히 잘 치는 편이었다"는 이미림은 "클럽 역시 예민한 선수용 보다는 아마추어가 선호하는 뭉툭하고, 평범한 모델을 좋아한다"며 "지난해 미국에서의 동계훈련을 통해 확실한 리듬감을 가미하면서 샷이 더욱 날카로워졌다"고 말했다.
골프는 운명이었다. 광주에서 골프연습장을 운영했던 아버지 이대성씨는 이미림이 아예 뱃속에 있을 때부터 골프선수로 키우기로 작정했다고 한다. 연습장을 놀이터로 삼다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본격적으로 골프에 입문했다. 이미림은 "처음 호심배에 나가 유소연 등 당시 잘 나가던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연습량이 늘었고, MBC미디어배에서 첫 우승컵을 손에 쥔 뒤 고등학교 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 "긴장이 약(藥)이 될 때도"= 172cm의 큰 키에 서글서글한 눈매에는 늘 웃음이 담겨 있다. 성격도 낙천적이다. 시즌 첫 승에 대해서도 "기다리면 되리라 믿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아직은 여유가 있다. 시합 때도 마찬가지다. "잘 쳤던 경기를 돌이켜 보면 긴장을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이미림은 "지금 나에게는 오히려 압박이 필요하다"고 웃음을 곁들였다.
"지난해 멘탈트레이닝을 받으면서 기복없는 플레이를 하게 됐다"는 이미림은 매주 경기가 이어지면서 강행군이 예상되는 하반기 일정을 대비해 지금은 체력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0월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Q)스쿨에 출전할 예정이다. "처음부터 목표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였고, 반짝스타가 아닌 롱런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다.
아마추어골퍼를 위해 골프 잘 치는 법, 딱 1가지만 알려달라고 묻자 "리듬"이라는 답이다. 프로암 대회에서 발견한 가장 큰 문제점이란다. "대부분 급하고, 서둘러 샷을 한다"며 "프로들은 스피드가 빨라도 연습량이 많아 공을 정확하게 때릴 수 있지만 아마추어는 리듬이 깨지면 당연히 임팩트가 엉망이 된다"고 주문했다.
이미림의 비밀병기는 대부분 테일러메이드 제품이다. 올해 새로 출시한 로켓볼즈로 모두 바꿨다. 드라이버는 9도, 페어웨이우드는 3번(14.5도), 5번(18도) 2개가 골프백에 들어 있다. 여기에 22.5도짜리 하이브리드를 추가해 다용도로 활용한다. 아이언 역시 로켓볼즈, 퍼터는 고스트 투어버전이다. 웨지와 공은 타이틀리스트 모델이다. 52도와 56도 보키웨지와 프로v1을 쓴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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