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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불황 증후군, 시장이 마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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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자본주의의 뿌리인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동네 빵집부터 시작해 출근길 지하철의 신문, 퇴근 후 지친 일상을 달래주는 술집 등 일상생활 부문에서부터 자본주의 혈관인 주식과 금융시장까지 거의 모든 시장이 오랜 가뭄 속의 농작물처럼 말라붙고 있다. 중산층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시장은 몇년째 겨울잠이다. 시장이 침체의 늪에 빠지면 돈이 돌지 않는다. 결국 고인 돈은 국가경제 체력을 고갈시킬 수 밖에 없다.


허기진 배를 채워주던 동네 빵집과 떡볶기 집은 5년전에 비해 30% 이상 줄었다. 화장품 가게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자리는 대기업과 외국의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차지했다.

서민 상권만 죽은 게 아니다. 강남 유흥가조차 불황의 한파를 맞고 있다. 명의변경을 하거나 폐업을 하는 룸살롱과 단란주점이 줄을 잇고 있다. 고급 유흥업소의 몰락에 세계 1, 2위를 다투던 위스키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안되는 게 없이 다 되는 스마트폰 때문에 죽은 시장도 있다. 연간 1조원 시장으로 성장하던 내비게이션 시장이 사양산업으로 전락했다. 스마트폰은 지하철 '무가지' 시장도 죽였다. 한때 10개가 넘던 무가지는 절반 이상이 발행 중단된 상태다. 무가지를 나눠주던 인력들은 이 여파를 고스란히 맞았다.

중산층과 서민들의 재테크 수단인 증권시장은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거래대금이 지난해보다 절반이나 줄었다. 거래가 실종되면서 증시를 통한 자금유입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는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급감했다.


부동산 불패신화가 무너진 후 주택시장은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말이 '하우스푸어'다. 손해를 보고 팔려고 해도 거래가 되지 않는 지경이다. 부동산 경기 위축에 금융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개점휴업상태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 대접을 받았지만 지금은 애물단지 취급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수요가 사라진다는 것은 시장경제라는 자전거에서 바퀴 하나가 빠진 것과 다름없다"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대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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