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포르쉐가 한국에 판매하는 모델의 가격이 미국보다 최대 59%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현지 판매가격에 비해서도 11% 높았다. 한국의 소비자가 미국 소비자보다 현대차 쏘나타 한 대 값을 더 주고 포르쉐를 구입하고 있는 셈이다.
9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포르쉐가 한국에 판매하고 있는 박스터, 카이맨, 911 카레라, 파나메라, 카이엔 등 5대 모델의 한국, 미국, 독일 판매가격을 비교한 결과 대부분의 기본 모델 기준 차량가격이 미국과 독일에 비해 한국에서 월등히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 다른 독일차 브랜드가 현지보다 한국에서 싼 가격에 자동차를 공급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포르쉐 모델 중 가장 저렴한 박스터의 가격은 한국에서 7850만원이지만 미국과 독일에서는 각각 5742만원, 7050만원이다. 독일 현지와의 차이는 800만원이지만 미국보다는 2100만원 이상 비싼 수준이다. 달러화 대비 환율은 1160원, 유로화 대비 환율은 1460원으로 환산한 수치다.
2인승 스포츠카 포르쉐 카이맨 역시 한국에서 8160만원에 판매되고 있지만 미국 6020만원, 독일 7415만원으로 최고 2100만원 높다.
포르쉐 브랜드가 많이 팔겠다며 내놓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모델 카이엔은 미국에서 5666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이 모델은 한국에서 9060만원에 판매되는 차량이다. 독일 현지와의 차이는 약 500만원이지만 미국 소비자보다 3400만원이나 더 주고 구입해야 한다. 무려 59%나 높은 수준이다.
가장 고가 차종에 속하는 포르쉐 911 카레라와 파나메라도 마찬가지다. 파나메라는 최대 37.86%나 비쌌다. 포르쉐 911 카레라의 한국공급가격은 1억2600만원으로 독일 현지 가격보다는 250만원 싸지만 미국보다는 3000만원 이상 비싸다.
포르쉐가 올해 한국에서 500대 판매목표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파나메라의 기본모델 가격은 1억2130만원. 미국에 비해 2300만원이상 비싸다.
독일계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독일에 공급되는 차량에 들어가는 세부적인 편의사양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한국 판매가격이 월등히 높다”며 “고가 차종의 경우 웬만한 국산 중형차 한 대 값을 더 지불하고 구입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포르쉐 동호회 회원 K씨는 “다른 나라에서 팔고 있는 가격보다 비싸게 구입한 데다 명차인 만큼 서비스에 대한 기대도 컸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조건적인 가격인하는 바라지 않지만 다른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까지 낮추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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