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이영규 기자]지난 5일 주정차 문제로 시비를 벌이던 중 시민을 수갑채워 연행한 미군 헌병의 어처구니 행동에 대해 미군이 공식 사과했다.
평택 미7공군 사령관 잔 마크 주아스 중장은 8일 경기도 평택 K-55 부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행장 정문 밖에서 일어난 불행한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미군 7명을 모두 정직 처분했으며 조사가 끝날 때까지 업무에 복귀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 한국 경찰과 긴밀히 공조해 한국 측 요청에 따라 증인 진술서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미군의 영외순찰 권한에 대해 주아스 사령관은 "헌병대의 순찰이 주한미군 규정과 가이드라인을 준수했는지 철저히 조사한 뒤 미군 측의 영외 순찰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군에 따르면 미 헌병대는 소파(SOFAㆍ주한미군 주둔군 지위협정) 규정에 의해 미군과 그 가족의 안전을 위해서는 모든 지역에서 순찰이 가능하며 위협을 느낄 경우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그러나 사건 당시 시민의 행동이 위협을 느낄만한 수준이었는지와 미군측이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시민 인계를 거부한 이유에 대해서는 "조사를 통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주아서 사령관은 한국 이외 다른 나라에서 미군의 영외순찰 권한에 대해서도 "내가 답변할 사안이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시민에게 수갑을 채웠던 미 헌병 3명은 지난 7일 저녁 8시쯤 평택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4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시민 양모(35)씨가 이동주차 요구에 충실히 따르지 않았고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 미군을 밀치고 삿대질을 하는 등 위협을 느껴 매뉴얼대로 수갑을 채웠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사건을 면밀히 조사한 뒤 불법 행위가 드러나면 미군 측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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