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 중 한 명인 김두관 경남지사가 대선출마를 이틀 앞둔 6일 지사직을 사퇴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경남도청 강당에서 퇴임식을 갖고 2년의 임기를 남긴 채 지사직에서 물러났다.
김 지사는 퇴임식에 앞서 '도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경남에서 처음으로 야권출신을 도지사로 선택해주고 재임기간 격려와 지지를 보내준 데 대해 머리 숙여 감사한다"고 도민들에게 도지사직 사퇴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는 한국이 이대로 갈 수는 없다는 절체절명의 위기감이 만연돼 있다"며 "저는 절박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고자 퇴로를 끊고 배수진을 친 장수의 심정으로 힘든 여정에 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시대를 진전시키려면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다"며 "제게 부여된 시대적 소명이 아무리 고통스러운 것이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고 다짐했다.
그는 "지금 국민은 국가가 왜 존재하는지 묻고 있다"며 "국민이 국가의 주인으로 대접받고 있는지, 국민이 헌법대로 평등하게 대우받고 있는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퇴임사에서는 "우리 사회에는 국민과 대화할 줄 아는 지도자, 국민 아래에서 국민을 섬길 수 있는 사람,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도청 직원들에게 "시민여상(視民如傷), '국민 보기를 상처 입은 사람 보듯 하라'는 맹자의 말씀 한 가지만 당부한다"며 "공직자는 상처입은 국민을 위로하고 치료해줄 책임을 부여받은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끝으로 도민과 도청 직원들에게 "저는 여러분과 경남을 떠나는 것이 아니다"며 "'더 큰 김두관'이 돼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퇴임식은 외부 인사를 초청하지 않고 본청과 사업소 직원, 부단체장 등만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치러졌다.
김 지사는 퇴임식 후 남해를 찾아 고향 사람들에게 인사를 한 후 오는 8일 오후 3시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 출마선언을 하고 대선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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