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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저주가 생길 다섯가지 이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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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여름은 투자업계에서는 흔히 ‘저주의 계절’로 통한다. 투자자들은 물론 회사 경영진들도 휴가를 가고 거래는 한산한 게 보통이다.그런데 무슨 사고가 터지면 시장이 엉망이 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여름의 저주가 결코 이론상의 문제는 아니다. 1998년 여름에 러시아 위기가 터졌고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저먼트가 도산했으며 2008년에는 미국의 주택담보 대출 업체인 패니메이 쇼크와 리먼 브러더스 도산이 뒤따랐고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또 2010년에는 그리스 구제금융이 유로존(유로사용 17개국) 국채위기를 촉발해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으며, 미국의 부채한도 논란도 시장을 요동치게 하는 등 전례는 얼마든지 있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6일 투자회사를 걱정시키는 여름의 저주(summer curse)가 다시한번 내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FT 칼럼니스트인 질리언 텟은 ‘여름의 저주가 생길 수 있는 다섯가지 이유”라는 칼럼에서 “시장이 적어도 다섯가지 달갑지 않은 요인들의 충돌을 목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름 저주가 내릴 수도 있다는 불쾌한 느낌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말한 다섯가지는 유로존 사태,미국 대선, 중국 성장둔화, 리보스캔들,올림픽이다.

우선 유럽정상들이 지난달 28~29일 정상회담에서 유럽중앙은행(ECB)가 은행감독권을 갖고, 구제기금을 유로존 은행에 직접투입하기로 합의하자 안도한 시장은 급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텟은 정상회담 합의는 장기의 구조적 문제를 골라낼 ‘시간벌기’에 불과했고 그것을 할 수 있을지도 분명하지 않은데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수익률은 지속불가능할 수준으로 높고 경제적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증거가 있다고 꼬집었다.
유로존 정상들의 노력에도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 10년 물 수익률은 5일 각각 5.958%와 6.503%로 매우 높다.우량 국채인 독일과 영국,미국 국채는 각각 1.386%와 1.648%,1.631%에 불과하다.


5월 유로존 실업률은 역대 최고인 11.1%나 된다.높은 실업은 국채위기 극복을 위한 긴축정책이 실물경제에 타격을 준 결과로 경제회복에 필요한 민간소비를 위축시키는 악재다.5월 8.2%였던 미국 실업률이 더 뛴다면 주식시장이 하락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텟은 “금융 스트레스나 새로운 정치불화의 증거라도 나온다면 투자자들은 공황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맥락에서 건전재정을 중시하면서 재정협약 준수를 외쳐온 네덜란드의 9월 선거 결과는 예의주시할 항목이다.


미국 정치와 부채문제도 골칫거리다. 민주당의 버락 오마바 대통령이나 공화당의 롬니 후보는 아직까지는 국민을 안심시키는 얼굴표정만 짓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들은 임박한 재정절벽(Fiscal cliff)에 대한 어떤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따라서 투자자들은 부채 얘기만 나와도 불안해 한다.


재정절벽은 급격한 긴축정책으로 미국 정부의 재정지출이 갑자기 줄거나 중단돼 충격을 주는 현상이다. 1조2000억 달러의 연방정부 재정적자를 해결하는 방안을 놓고 미국 정치권은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백악관과 의회가 합의하지 못한다면 자동으로 내년부터 적자 감축방안이 시행된다. 부시행정부 시절부터 적용된 낮은 세율이 올해 말로 종료되고 지난해와 올해 한시로 적용한 소득세 2% 인하 조치도 끝난다.


그래서 텟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폴보커가 위원장으로 있는 ‘미국재정위기태스크포스’가 내놓을 재정상태 보고서를 주목할 것을 권한다.


중국 경제의 둔화도 걱정거리다. 세계 성장의 견인차인 중국 경제의 둔화는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마련이다. 전세계 곡물과 광물,에너지 시장과 기업,관련 수출국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씨티그룹이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전망치를 8.1%에서 7.8%로 낮추는 등 은행권과 연구기관들은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8%를 밑돌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텟은 투자자들도 이를 알고 대비하고 있지만 그 파급효과를 알고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올해 나머지를 어떻게 헤처나갈지는 투자자들에게는 2006년 미국의 주택담보시장만큼 알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가장 최근 터진 리보(런던은행간금리) 조작 스캔들도 금융시장에 파급력을 행사할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번 스캔들로 바클레이스는 4억5000만 달러의 벌금을 물기로 했고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이 물러났다. 그러나 다른 은행들도 값비싼 합의와 경영진교체,형사기소를 당할 지도 모른다고 텟은 예상했다. 이미 씨트그룹과 JP모건체이스 등 미국 은행들도 미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어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유럽과 미국의 법조계에서는 적게는 수만달러에 많게는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뒤따를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텟은 이번 사태는 최선의 경우 금융업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겠지만 최악의 경우 절실하게 필요한 유동성과 신뢰성을 줄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오는 27일 개막하는 런던 하계올림픽도 악재로 지목됐다.영국의 삐걱거리는 교통인프라 탓에 세계 최대 외환거래중심지인 ‘더 시티’의 종사자들이 제때 출근을 하지 못하거나 금융회사들이 일시 휴무를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지 오래다.


은행들은 이런 일에 대비할 비상계획을 만들어놨다고 말하고 있지만 영국 중앙은행인 영국은행(BOE)은 올림픽 기간중 국채 입찰을 일시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텟은 유럽 지도자들이 고름이 나오는 상처에 계속 반창고를 붙이고,미국 정치인들이 미국 부채에 대해 안심시키는 말을 하며, 중국이 부양책을 계속 편다면 마지막 두가지는 걱정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며 따라서 트레이더나 정책당국자들은 해변 등으로 휴가를 가서 올림픽 경기를 느긋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것들은 다수의 ‘만약’이라는 말에 달려있으며, 늘있는 중동의 리스크는 생각지도 않은 것이라는 말을 빼지 않았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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