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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없인 못살아>, 교통사고 없인 못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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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없인 못살아>, 교통사고 없인 못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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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없인 못 살아> 29회 월-금 MBC 오후 8시 15분
29화까지 달려온 <그대 없인 못 살아>에서는 3번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민도(박유환)가 지수(박선영)의 마음을 확인하기 위해 대신 교통사고를 당했고, 현태의 옛 연인인 가영(황인영)이 불륜 상대의 아내인 인혜(박은혜)를 차로 치었으며, 예고된 연인인 풍붕(윤다훈)과 인자(오영실)의 첫 만남은 가벼운 접촉사고 때문에 이루어졌다. ‘교통사고 없이는 못 살아’라는 부제가 붙어도 될 만큼 불연속적이고 우연적 사고는 필연적이며 연속적인 뒷수습을 요한다. 그렇기에 등장인물 간의 교통사고는 나름의 개연성 있는 만남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장치가 될 수는 있다.


문제는 <그대 없인 못 살아>의 등장인물이 과거를 청산하지 못하고 거기에 얽매이던 삶의 방식 그대로 자신에게 닥친 교통사고를 처리 한다는 점에 있다. 명함 한 장을 받는 것으로 가영에게 교통사고의 책임을 물은 인혜의 미봉책은 남편인 상도(조연우)가 옛 연인인 가영에게 본격적으로 흔들리는 것에도 소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예측하게 한다. 자신의 불행한 결혼생활을 자식이 대물림하지 않게 하려는 인자(김해숙)는 결혼허락을 통해 과거 청산을 천명하지만, 여전히 과거 남편의 불륜의 부산물인 치도를 아들로 인정하지는 못하는 자기기만적 현실에 살고 있다. 인혜와 인자 모두 자신에게 닥친 운명적인 교통사고와 결혼을 제대로 해결하지 않은 채 하루를 연명한다. 인물 간의 과거를 현재의 이야기의 기반으로 사용하는 <그대 없인 못 살아>는 아직까지는 과거청산을 하는 대신 각각의 과거를 숨기거나 메우는 것에 급급하다. 모든 에피소드가 벌써 완벽한 결말로 이어질 필요는 없다. 하지만 봉합되지 않은 갈등이 또 다른 갈등을 낳는 전개는 불필요한 몸집만 키우는 꼴이 된다. 드라마가 매번 더 크고 센 교통사고로만 나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김기민(TV평론가)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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