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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바꾸라 주문한 것 잊었나" 구본무의 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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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바꾸라 주문한 것 잊었나" 얼어붙는 LG임원 세미나
올초부터 위기감 심어..참았던 질책 쏟아내
"체질개선 방안조차 미흡..임원이 먼저 바뀌어야"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구본무 LG 회장이 뿔났다. 인화를 강조하던 온화한 모습에서 임직원들을 질책하는 호랑이로 바뀌었다. 지난 6개월동안의 강도높은 주문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바뀌지 않은 LG 임직원에게 단단히 화가 난 것이다.

구 회장이 지난 6월 한달동안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모두 만난 뒤 3일 임원세미나를 통해 경영진 질책에 나섰다. 연초부터 뼛속까지 바꾸자며 혁신과 체질 개선을 주문했지만 여전히 실질적인 방안을 내 놓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뼛속까지 바꾸라 주문한 것 잊었나" 구본무의 질책 구본무 LG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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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세미나는 구 회장의 질책으로 시작됐다.


구 회장은 "시장 회복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 사업 전반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면서 "지난 한달 동안 각사 경영진과 중장기 전략에 대해 논의했는데 시장선도 기업이 되기 위한 구체적이면서도 실질적인 방안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미나에 참석한 한 임원은 "세미나 시작부터 구 회장이 질타를 하면서 분위기가 얼어붙었다"며 "예전에 비해 강도높은 질타와 주문이 이어져 임직원들이 회의 내내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구 회장의 질타는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위기감을 불어넣었고 이후 회의에서도 매번 강조해온 체질개선 등이 미흡하다는 판단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LG그룹 임직원들 사이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상반기 결과에 대해 구 회장이 불만족을 표시함에 따라 하반기 구조조정의 태풍이 몰아치지 않을 까 우려하고 있다.


연초 구 회장은 올해가 가장 큰 위기라며 LG그룹에 위기감을 불어 넣었지만 6개월이 지난 현재도 그룹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1월 2일 가진 'LG 새해 인사모임'에서 구 회장은 "시장에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내지 못하고 기술이 앞선 분야에서도 경쟁기업에 추격을 당했다"며 위기감을 표출했다.


이후 1월 6일 열린 LG전자 한국마케팅본부 정책 발표회에선 "좋은 품질의 제품을 남보다 빨리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달 18일에는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에서 "시장 선도 기업이 되려면 정면으로 부딪치고 뼛속까지 바꾸겠다는 마음으로 끝을 봐야 한다"며 승부 근성을 주문했다.


그동안 LG그룹은 위기 상황에서 투자를 줄이며 보수적으로 접근해왔다. 그 결과는 LG그룹 전체의 침체로 이어졌다. LG전자만 해도 주력 사업 대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 회장은 이런 분위기를 일거에 전환하기 위해 경영진과 임직원들의 인식 변화를 주문했다. 뼛속까지 바꿔야 한다는 의미다. 제2 창업에 준하는 구 회장의 주문에도 불구하고 체질 개선은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안팎의 평가다.


3월 임원세미나, 연구개발성과보고회 등에서도 시장 선도와 인식 변화를 주문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5월 구 회장은 다시 한번 "남다른 가치로 시장을 선도하려면 우리 체질에 근본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더 빠른 체질 개선을 강조했다.


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주문도 있었다. 스마트폰과 TV 디자인에 대해 보이지 않는 곳까지 정교하게 디자인해 완성도를 높여 달라고도 주문했다.


6개월간 구 회장이 LG그룹 임직원들에게 인식변화를 주문했지만 경영성과로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2분기 LG전자의 경우 TV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데는 성공했지만 스마트폰이 다시 적자로 접어들 전망이다.


구 회장은 이날 임원들에게 ▲시장선도 기업이 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 창출 ▲필요한 곳에는 당장의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인재를 뽑고 과감하게 자원을 투입 ▲약속한 부분은 철저히 실행하는 것을 문화 등을 당부했다.


과감한 투자와 책임경영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구 회장은 "임원이 먼저 바뀌어야 임직원들이 보다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면서 "약속한 것은 철저히 실행하는 문화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며 임원들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또 "선언적 구호에 불과한 목표나 전략은 지금의 LG에게 부족하다.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 2~3년 후 시장을 선도하고 고객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라"고 주문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 6개월간 구 회장의 행보를 살펴보면 LG그룹이 갖고 있는 위기감의 수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책임 경영을 강조한 것은 구호성 목표가 아닌 실질적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철저히 실행시켜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강조한 것으로 보여 하반기 LG그룹에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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