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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즐기는 4색 섬여행-전남 신안 자은도-암태도-팔금도-안좌도

여기 있었구나, 내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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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기자]가만히 앉아 있어도 온몸에 땀이 흐른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일상에 일찍 찾아온 찜통더위까지 야속하기만 하다. 분주하게 돌아가는 삶의 속도를 한 박자 늦출시기가 다가왔다. 쉼표가 간절하게 필요하다고 느낄 때 떠나기 좋은 곳이 바로 보석같은 섬으로의 여행이다. 호젓한 섬마을 바닷가에 앉아 넘실대는 파도를 보거나 때론 파도에 몸을 맡기면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여기에 배를 한 번 타는 것만으로 네 곳의 섬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면. 자은도와 암태도, 팔금도, 안좌도 이야기다.


전남 신안군 바다에 떠 있는 이 네 섬은 모두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차를 가지고 들어가면 섬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압해도 송공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25분을 가면 도착한다.

네 개의 섬 가운데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섬은 자은도다. '자애롭고 은혜롭다'는 뜻을 가진 섬이다. 임진왜란 때 명나라 이여송 장군을 따라왔던 두사춘이라는 장수가 작전에 실패하자 처형당할 것을 두려워 해 자은도로 숨어들었는데 다행히 생명을 건져 보답하는 마음으로 섬 이름을 이렇게 붙였다고 한다.


자은도는 전국의 섬들 중 열두 번째로 크다. 2천여명의 주민들이 양파, 마늘, 대파 농사를 지으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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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는 놀거리가 많다. 섬의 드넓은 갯벌도 있고 소나무숲이 울창한 백사장도 많다. 가장 인기 있는 해변은 분계해변이다. 해안 길이는 1km 정도로 비교적 작지만 모래와 뻘흙이 섞여 바닥이 단단해 발이 빠지지 않는다. 경사도 완만하다. 한참을 걸어 나가도 허리 정도 에서 물이 찰랑인다.


화장실과 샤워실 등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는데다 한여름에도 많이 붐비지 않아 가족 여행객들이 피서를 즐기기에 알맞다.


해변에 빼곡하게 들어찬 노거수도 일품이다. 수령이 200년은 족히 넘었을 소나무들이다. 방풍림으로 조성한 100여 그루의 아름드리 소나무가 울창한데, 2010년 시민단체 생명의 숲이 '보전해야 할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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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은도 맨 아래에 있는 백길해변은 백사장이 유독 하얗다. 규사 성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신성, 양산, 내치 등 15곳의 크고 작은 해변이 섬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마음에 드는 곳에서 피서를 즐길 수 있다.


섬의 가장 북쪽에 자리한 둔장해변에서는 백합 캐기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둔장마을에서 호미와 장화 등 조개 채취도구를 빌릴 수 있다. 백합조개는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많이 나는데, 살이 많고 육질이 부드러워 회, 탕, 찜으로 먹으면 맛있다.


자은도에서 은암대교를 건너 남쪽으로 내려오면 암태도다. 돌이 많고 바위가 병풍처럼 섬을 둘러싸고 있어 붙여졌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섬은 황량하고 척박하기만 하다. 고려시대부터 유배지로 손꼽혔다. 쌀 한 톨 구경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마명방조제를 쌓으며 드넓은 갯벌이 옥토로 변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농민들이 소작농으로 전락했고 결국 일제강점기인 1924년 소작쟁의가 일어났다.


암태도는 매향비로도 유명하다. 향나무를 묻은 곳에 서 있다. 향나무를 묻고 1천년 뒤 다시 떠오른 향나무로 향을 피우면 미륵이 출현한다고 한다. 장고리에서 동쪽으로 2km 떨어진 바닷가에 매향비가 서 있다.


암태도에 딸린 추포도에도 가보자. 수곡리에서 노두를 건너면 추포도에 갈 수 있다. 노두는 썰물 때 드러나는 2.5km의 징검다리다. 추포도에는 추포해변이 숨어있다. 길이 600m에 달하는 백사장이 깨끗하다. 가는 길에 추포 염전도 있다. 작은 염전이지만 염전의 정취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암태도에서 다시 중앙대교를 건너 내려오면 팔금도다. 팔금도는 네 개의 섬 가운데 가장 작다. 인구도 가장 작다. 섬은 차분하고 조용하다. 마을은 시간이 정지된 듯한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낡은 슬레이트 지붕과 나무창틀, 녹슨 대문 등이 오래된 시간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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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금도에서 신안1교를 건너면 안좌도다. 네 개의 섬 중에서 가장 인구가 많다. 면사무소 부근은 식당을 비롯한 이런저런 가게들로 북적이고 활기도 느낄 수 있다.


안좌도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은 읍동리에 자리한 김환기(1913~1974) 화백의 생가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김환기 화백은 안좌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생가는 1910년 백두산나무로 기품 있게 지어졌다. 생가 건너편 마을에는 김화백의 그림이 벽화로 그려져 있다.


안좌도의 또 다른 명물은 천사의 다리다. 안좌도 두리선착장에서 인근 부속섬인 박지도와 반월도를 'V'자로 연결한다. 길이가 1,462m나 된다. 물이 빠지고 개펄이 드러나면 짱둥어 등 온갖 생명들을 관찰할 수 있다. 해돋이와 해넘이를 보기에도 좋다.


조용준 기자 jun21@asiae.co.kr


◇여행메모
△가는길=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목포IC를 나와 신안방향으로 간다. 압해대교 건너면 송공선착장이다. 배편은 선착장에서 암태도행이 7시부터 20시까지 1~2시간 간격 운항, 약 25분 소요. 배삯 3,300원(편도), 승용차 운임 15,000원(편도). (061)271-0090. 신안군청문화관광과 (061)240-8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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