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00여개 매장 입점 안착..네이버 파워 편승 우려 씻어
매출·사업성 아직 기대이하..공격마케팅땐 3강 구도 위협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문을 연 지 100일이 된 네이버의 오픈마켓 '샵N'이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내놓았다. 당장 매출이나 사업성과는 부족하지만 입점업체 규모와 시장 내·외부의 평가는 기대이상이라는 평가다.
지난 3월 23일 오픈한 네이버의 오픈마켓이 4일로 104일을 맞았다. NHN 내부적으로는 100여일이 지난 시점에서 오픈마켓 사업이 안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관계자는 "당초 목적이 상품과 관련한 데이터베이스(DB)확충이라는 점이었는데 현재 6700여개 매장이 입점해 있어 사업초기 성과로는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마켓 경쟁사인 G마켓과 옥션, 11번가 등과 비교하면 아직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단기 성과로는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다.
네이버는 특히 이 가운데 네이버에서 온라인 판매를 처음 시작하는 사업자들이 많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판매자나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샵N 론칭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내부적으로 평가와 동시에 회사 외부의 시선도 크게 달라졌다. 샵N이 출범하기 이전에는 네이버가 검색광고 등에서 샵N의 을 우선적으로 노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또 포털사이트 점유율 70%를 바탕으로 오픈마켓 시장에서 포식자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그러나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자 우려했던 불공정 거래행위는 나타나지 않았고, 업계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안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NHN 안팎의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사업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아있다. 네이버측은 '매출'이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관점에서 샵N의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출 수준은 기존의 오픈마켓 3사와 비교하면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초 오픈마켓 시장을 뒤집을 만큼 혁신적인 신 사업자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직 기존 업계를 위협할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아직 잠재된 능력을 다 꺼내 보이지 않았다는 입장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오픈마켓 사업을 론칭이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지 않았다"며 "잠재력이 많지만 아직 그 경쟁력을 모두 드러내지는 않고 감추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4년전 11번가가 론칭했을 당시에는 모기업인 SK의 지원을 통해 적자를 감수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고, 3년여만에 경쟁사의 수준만큼 성장했다"며 "네이버 샵N도 모기업이 탄탄한 자금력과 관련 인프라를 갖고 있는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한다면 빠른 시일내에 오픈마켓 업계 '4강구도'가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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