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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환 소방방재청장 "雨患 끝장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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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관 넓히고 물 가둬두는 시설 갖춰"

이기환 소방방재청장 "雨患 끝장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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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소방방재청은 사시사철 비상 체제다. 10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으로 대책마련에 분주하다가도 7월부터 있을 장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기환 소방방재청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우산장수, 짚신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 이야기가 떠오른다. 특히 기후변화가 점점 예측 불가능해지면서 소방방재청의 어깨도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이 달로 취임 1주년을 맞은 이기환 청장이 아시아경제와의 대담에서 한 가지 자신있게 약속한 것은 "우면산 등 지난해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지역이 다시는 그 같은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2년 전 서울 한복판이 침수됐던 아픈 기억을 교훈삼아 C자형으로 돼 있는 광화문 배관을 직선으로 바꾸고, 서울 곳곳에 지하 저류지를 만들어 빗물이 빠질 수 있도록 했다.


각종 재해 및 재난 대비에 만전을 기하는 것은 소방방재청의 당연한 역할이지만, 국민들의 안전의식도 향상돼야 한다는 게 이 청장의 생각이다. 이 청장은 "경제는 선진국인데, 국민의 안전의식은 후진국이다"며 "사고가 지나면 한 달 만에 다 잊어버리는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식이 중요하다"고 연신 강조했다. 정부와 국민 간의 손발이 맞으면 최소한 '인재(人災)'는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당장 이달부터 집중 호우 문제가 당면한 문제다. 상습적으로 도심들이 침수되고 있는데 대책은?
▲현재는 가뭄대책으로 바쁜데, 집중 호우도 준비하고 있다. 2010년, 2011년, 집중호우로 수도권이 엄청난 피해를 봤다. 그래서 지난 2년간 광화문 등을 보완했다. 광화문은 아스팔트로 돼 있어서 물이 침투되지 않는다. 때문에 C자형으로 돼 있는 배관을 직선으로 바꿨다. 세종로 지하주차장에 1만5000톤 규모의 저류조도 설치했다. 산사태 등 특별관리 대상지역도 2096개소에서 2587개소로 확대했다.


-지난해 우면산 사태는 어떻게 보나? 올해도 또 집중호우가 온다면 그 같은 피해가 발생하는 거 아닌가?
▲과거에는 장마철에 비가 내렸다 멈췄다를 반복하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 지난해 당시에는 한 달 간 비가 쉬지않고 계속 내렸다. 우리나라는 산지 나무의 뿌리가 약하기 때문에 조금만 비를 머금으면 흘러내린다. 천재지변으로 인한 사고라는 결론은 났지만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지역에 대한 보완작업을 다 했다. 서울시에서도 6개월 동안 재점검에 들어간다. 지난해 사고가 났던 곳들은 사실 가장 위험한 지역이었고, 이 지역에 대해 공사가 현재로선 마무리됐기 때문에 이들 지역이 다시 피해를 보는 일은 없을 거다.


-새로 보완하는 시설은 빗물을 빨리 빠지게 흐르는 체계로 만들어서 다시 침수 우려가 없어지게 되는 것인가?
▲배관을 키우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저류지를 만들어서 거기에 물을 가두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저류시설은 학교 운동장이나 공원 등의 지하를 이용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저류시설을 공원 밑에 설치해, 장마 기간에는 빗물을 그쪽으로 흘려 보내고 있는데, 앞으로 이런 시설들이 많이 만들어질 것이다. 장마가 끝나면 가둬놓은 물을 가로수에 뿌리거나 도로를 씻고 화재를 진압하는데 쓸 수 있도록 저류지의 물을 활용할 것이다.


이기환 소방방재청장 "雨患 끝장낸다"

- 일본대지진 참사가 일어난 지도 1년이 지났다. 우리나라도 고리원자력 발전소 정전 사고 등 원자력발전 사고에서 안전하다고 할 수 없는데, 대책은 있나?
▲일본은 14m 이상의 쓰나미 때문에 원전이 무너졌다. 일본 서해지역에서 지진 등이 발생하면 그 영향이 1~2시간 내로 우리나라에도 온다. 그 때 대처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과도 MOU를 체결해 전문장비를 지원하기로 했고, 원자력안전위원회에는 소방방재청 전문 직원이 파견돼 있다.


-119의 역할이 국민생활과 밀접해져있다. 어린이들의 장래희망으로도 소방관이 많이 뽑히고 있다.
▲전에는 구조대원들이 국민들 생활과 직결된 일들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생활안전팀을 만들어 거기서 벌집 제거나 동물구호 등을 다른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해주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이 좋아해주니 우리로서도 뿌듯한 면이 있고, 더 나아가 119라는 브랜드를 가치있게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소방의 기본 임무가 '화재'와 관련한 것들인데, 이 부분의 상황은 어떤가?
▲화재는 확실히 줄고 있다. 방재청에서 통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연간 4만8000건에서 5만건 된다. 일상적인 화재는 23만~25만건 수준이다. 방재청에서 소방 검사 서비스도 해주고 있지만 화재는 스스로 관리하고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최근에는 신축 건물이 많이 들어서고, 이런 건물들에 소방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서 화재가 많이 줄었다.


-화재 등 위험한 일을 하는 소방관들의 처우는 개선되고 있나?
▲가급적 처우개선과 관련한 요구는 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3교대 근무를 90% 이상 하고 있다.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스스로 보호해야 한다. 미국에 911테러가 터졌을 때 세계무역센터에 1200명의 소방관이 구조활동을 위해 그 건물에 올라가 343명이 죽었다. 미국 소방관들은 이 343명을 기리는 배지를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긍지를 가진다. 우리도 1년에 부상자만 350명이고, 순직하는 사람도 7명 된다. 올해 방재청에서 하고 있는 것이 인명피해 저감 정책이다. 국민을 살리는 것도 무척 중요하지만 그것을 책임질 소방관이 죽으면 되겠나. 훈련받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지 않도록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소방관들의 처우뿐만이 아니라 낡은 장비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가지고 있는 것 중 30%는 노후장비다. 이 중 쓸 수 있는 게 13% 수준이기 때문에 정확한 노후도는 17.4%다. 올해 1월 행안부가 240억원을 지원해 고가사다리차 등을 배치했다. 완벽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는 갖추도록 하고 있다.


-국민들의 안전인식은 어느 정도에 와있나?
▲경제는 선진국인데, 국민 안전의식은 후진국이다. 사고가 나면 한 달 만에 다 잊어버린다. 안전의식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 5월 부산 노래주점 화재로 9명이 죽었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었지만 종업원들이 안전에 대한 교육만 제대로 갖추고 있었더라면 참사는 막았을 것이다. 당시 종업원들이 불이 나도 119에 바로 신고하거나 대피하라는 지식도 하지 않고, 본인들이 직접 불을 끄려고 하다보니 사고가 커졌다. 안전교육 등을 강화해야 한다.


◆이기환 청장은? ▲1955년 대구 출생 ▲영남고 ▲한국방송통신대 ▲경북대 행정대학원 도시행정학과 ▲대구대 일반대학원 행정학 박사 ▲중앙소방학교 교학과장 ▲부산광역시 소방본부장 ▲소방방재청 소방정책국장 ▲서울특별시 소방재난본부장 ▲소방방재청 차장


(대담= 이규성 사회문화부장)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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