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가 2일 출범하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를 겸직한다. 권 부회장의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겸직과 관련해 그룹 내에서도 이견이 많았지만 최고의 적임자라는 판단에 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삼성디스플레이는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에 권 부회장을 선임했다. 당초 예상을 깨고 권 부회장이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대표를 겸직하게 되며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 한 고위 관계자는 "그룹내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선임에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면서 "권 부회장의 선임 배경은 부품과 세트를 완전 이원화 해야 한다는 삼성전자의 고민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의 경쟁력을 챙기기 위한 최고의 적임자라는데 이견을 제시할만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 대표를 맡고 있지만 세트 사업에는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는다. 세트 사업의경우 윤부근 사장이 TV와 가전, 신종균 사장이 모바일과 IT, 윤주화 사장이 경영지원 부문을 각각 독립적으로 담당하며 부품사업과는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권 부회장은 대표이사 직을 수행하지만 세트 사업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진 않는다"면서 "세트사업의 경우 각 분야마다 성격이 달라 사장들이 독립적으로 책임 경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삼성디스플레이가 분리 되면서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만 챙기는 모양새가 됐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시황이나 공급관리 측면에서 밀접한 관계를 가지기 때문에 권 부회장이 아닌 다른 대표를 선임할 경우 시너지 효과도 줄어든다.
이런 고민을 종합한 결과가 권 부회장의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겸직으로 도출된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에서 분리된 LCD사업부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소니와 합작해 설립했던 S-LCD(현재는 삼성전자가 소니 지분 전량 매입) 3개사가 합병한 회사다.
매출 규모만 30조원, 직원수는 2만6000명에 달하는 디스플레이 통합법인이다. 삼성그룹내에서는 매출 2위 기업에 달한다. 권 부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를 맡으며 각 사업부문은 사장들이 책임 경영을 하게 된다.
조수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 OLED 사업부를 맡는다. S-LCD 대표를 맡던 박동건 부사장은 LCD 사업부를 담당한다. 경영지원실장은 송백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부사장이 내정돼 3개사로 분리돼 있던 때와 동일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명진규 기자 ae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