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동의' 원칙하에 현 정권 인사도 포함..美·러 아사드 퇴진 문제 두고 인식차 보여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시리아 유혈사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네바 회의에서 시리아 통합을 위해 과도정부를 구성키로 하는 것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피 아난 유엔-아랍연맹 공동특사의 요청으로 열린 제네바 회의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등 5개국 외무 장관과 터키, 쿠웨이트, 카타르, 이라크 등 중동 국가 외무장관들이 참석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나빌 엘라라비 AL 사무총장,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새로운 과도 정부를 구성키로 하되 현 아사드 정권 인사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데 합의가 이뤄졌다. 아난 특사는 새로운 과도 정부에는 현 정권 인사들과 야권 그리고 다른 그룹들도 포함될 수 있으며 상호 동의에 근거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 사태를 두고를 갈등을 빚어왔던 러시아와 서방 국가들 간에 합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는 그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현 아사드 정권 인사들도 참여하게 함으로써 바샤르 알-아사드 현 시리아 대통령의 미래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워싱턴 포스트는 제네바 회의가 아사드에 대한 특별한 계획을 마련하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현 정권 인사들도 참여토록 함으로써 아사드 대통령의 배제 여부를 구체화하는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힐러리 로뎀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사이에서도 합의문 해석에 차이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현 정권 인사들도 참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제네바 합의문에는 아사드 퇴진에 대한 요구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초 아난 특사의 합의문 초안에서는 새 정부 구성이나 이와 관련한 합의를 약화시킬 수 있는 인물은 배제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으나 공개된 최종 합의문에서는 이 부분이 빠졌다.
클린턴 장관은 약간의 문맥상 수정이 있었지만 회의에서 결정된 본질적인 문제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호 동의'라는 원칙을 기반으로 해 정부를 구성키로 했음을 강조하며 상호 동의라는 원칙은 아사드가 떠나야 함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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