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신임 회장의 첫 출근이 노조 저지로 무산됐다.
신 회장은 22일 오전 10시 반으로 예정된 이사회 참석을 위해 오전 9시 40분경 서울 충정로에 있는 농협 본사에 도착했다. 하지만 농협 노조원들 30여명의 출근 저지에 차에서 내리지도 못한 채 돌아갔다.
신 회장이 탄 차가 도착하자 노조원들은 '관치금융 철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주변을 둘러쌌다. 또 승용차가 노조원의 저지로 본관과 신관 사이의 도로에서 꼼짝할 수 없게 되자 신 회장은 창문을 내려 대화를 시도했다.
신 회장은 "이렇게 물리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난 적법한 절차에 의해 당선된 회장"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농협 노조 측은 "낙하산 인사를 인정할 수 없다"며 출근을 계속 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신 회장의 선임을 철회할 때까지 출근 저지는 물론,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신 회장은 이 과정에서 노조원과 비노조원 사이에는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되자 10여 분간 차안에서 대기하다가 그대로 돌아갔다.
신 회장은 지난 21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회장에 공식 선임된 후 이날부터 2년 임기가 시작됐지만 노조의 반발로 아직 취임식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현재 초대 회장의 석연치 않은 사퇴와 새 회장의 선임 과정에서 보여준 갖은 파행들도 끊임없는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회장 추천 작업이 면접도 없이 밀실에서 진행됐고 후보자 간 이전투구가 벌어졌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또 '모피아(재무부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 출신으로 은행연합회장 시절 노사관계를 파행으로 몰아 간 전력이 있다며 노조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다.
농협노조 관계자는 "회장 선임을 철회하지 않는 이상 지주와의 합의나 타협은 없다"며 "출근 저지는 물론, 파업도 내달 말부터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 회장은 이번 외부에서 업무보고를 받는 등 공식 업무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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