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농산물 가격 20%대 올라..갯벌 말라 바지락도 급등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오랜 가뭄탓에 농수산물 가격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한달 이상 이어진 가뭄으로 일부 농산물이 타들어가면서 생산량이 급감, 가격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갯벌도 말라 바지락이 집단 폐사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20일 대형마트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파, 양파, 상추 등 농산물 가격이 전달에 비해 10~20% 뛰어 올랐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가뭄이 농수산물 가격 급등의 주요인이다. 지난달 1일부터 지난 18일까지 서울에 내린 비는 모두 합해 10.6mm로 평년 171mm에 턱 없이 모자란 수치다. 가뭄은 서울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8년 이후 104년 만에 나타난 기록적인 수치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한창 수분을 흡수해 알이 굵어져야 농작물들이 가뭄으로 타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가뭄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작물은 대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대파(1kgㆍ상품) 도매가격은 5월평균 1670원에서 6월 중순(11일~19일 평균) 2051원으로 23% 뛰어올랐다. 이마트 신선식품 담당 바이어는 "경기도 인근과 충청도 지역이 대파 주산지인데, 가뭄으로 생육이 더뎌지고 있는 상태"라며 "대파는 올해 가격이 전년대비 30~100% 가까이 올랐는데 가뭄이 지속되면 더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당근(20kgㆍ상품) 도매가격도 3만3971원으로 전달 평균 가격에 비해 19% 치솟았고, 시금치와 양파는 각각 전달 평균에 비해 15%, 6% 뛰어올랐다.
또 한달이상 지속된 가뭄에 갯벌도 말라붙으면서 바지락 생산량이 격감했다. 이마트 수산물 바이어는 "바지락 주요 산지인 태안 지역의 갯벌에 물이 마르면서 바지락이 집단 폐사했다"며 "산지 가격이 전년대비 30~40% 오른 7만~8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수박이나 참외 등 일부 농작물은 비가 내리지 않은 덕에 일조량이 늘어나 상품성이 올라가고, 출하량도 늘어나고 있다. 덕분에 가격은 떨어져 수박 도매가는 전달에 비해 21% 내렸고, 참외는 전달 평균에 비해 35% 이상 떨어졌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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