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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잔인한 스리苦]아파트·병원 전기 내린다… 첫 정전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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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낮 최고기온 33.5도. 19일의 서울은 절절 끓었다. 6월 기준으로 12년 사이 가장 더웠던 이날 달궈진 차 안에선 에어컨을 켜도 등줄기가 젖었다.


전력 수요는 폭증했다. 순간 전력 사용량이 6744만kW까지 올라갔다. 올 여름 최고 기록이다. 오후 한 때 예비전력 400만kW선이 무너졌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장담 못하는 수준이다. 예비전력이 400만㎾ 아래로 줄면 전력수급 비상조치 1단계 '관심'이 발령된다. 지난 7일에 이어 벌써 두 번째다.

오후 2시경 1분 남짓 '관심' 단계로 떨어진 전력예비율은 이내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지식경제부는 더위가 정점에 이르는 8월 중순 예비전력이 150만㎾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 가정용 전자제품 사용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수위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석유·화학·철강 등 주요 업종단체, 중소기업중앙회 등 산업계가 잇따라 사용량 줄이기에 나섰지만 전력 수급 상황은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고 있다.

대한민국이 캄캄해지는 대규모 정전 우려에 정부는 21일 사상 첫 정전(停電) 대비 훈련을 벌이기로 했다. 민방위 훈련을 정전 훈련으로 대체했다. '적들의 공습'만큼 '전력의 공습'도 무섭다는 걸 알리자는 취지다.


지경부·행정안전부·소방방재청 등은 이날 오후 2시부터 20분 동안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을 실시한다. 모든 공공기관은 의무적으로 참여하며 지정된 민간건물 외에 가정과 병원·상점 등은 자율적으로 따르면 된다.


전국 읍 이상 지역에선 오후 2시부터 경보 사이렌이 울린다. TV와 라디오에선 실황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다. 정부는 예비전력이 점차 줄어드는 상황을 가정해 단계별 훈련을 벌인다.


오후 2시부터 10분 동안은 예비전력이 200만kW 아래로 떨어지는 '경계' 상황 대비 훈련을 한다. 2시 10분부터 10분 간은 예비전력이 100만 kW 미만으로 떨어지는 '심각' 경보가 발령된다. 이 단계에선 사전에 지정한 7개 도시 28개 민간건물에서도 에어컨과 조명을 꺼 실제 정전 상황을 연출한다. 서울에선 마포구 염리동 삼성래미안 아파트와 KT 영등포지사, 수도전기공고 등이 훈련에 참여한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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